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 증설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세계 각국도 정부 차원에서 핵심 인프라 시설인 데이터센터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 MS·AWS·구글,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 구축
15일 업계에 따르면 MS와 오픈AI는 오는 2028년까지 1000억달러(135조원)를 투입해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들은 “현존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100배 이상 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슈퍼컴퓨터다. 오픈AI의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수백만 개의 서버 칩이 들어갈 전망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총 5단계로 이뤄진 AI 인프라 구축 작업의 일부로, 현재 3단계의 중반 수준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에 1500억달러(202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2030년까지 127억달러(17조5720억원)를 들여 데이터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WS의 부동산 보유량은 2020년 이후 현재 2배 이상 증가했는데,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를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지난 1월 영국 런던 외곽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데 10억달러(1조3800억원)를 투자했다. 구글이 2020년 사들인 해당 부지는 13만㎡(약 3만9300평) 규모로 단일 데이터센터가 들어서기에는 큰 규모로 평가된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열린 구글 클라우드 신제품 공개행사 ‘넥스트24′에서 “앞으로 신설할 데이터센터는 온전히 AI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AI 모델을 트레이닝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사우디, UAE 등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
데이터센터는 AI와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등 신기술의 기반이 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한다. 실시간으로 생산되는 데이터를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각국 정부도 데이터센터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은 AI·디지털 등을 국가 전략 사업으로 정하고 자국 및 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을 펼치고 있다. MS는 일본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25년까지 29억달러(4조13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MS가 일본에서 투자한 것 중 역대 최대 규모다. AWS는 최근 일본에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기 위해 2조3000억엔(20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구글도 작년 3월 도쿄 부근에 데이터센터를 완공해 운영을 시작했다.
뒤늦게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 중동의 부국들도 빅테크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AI 기술을 ‘2030 전략’의 핵심 산업으로 삼고 국부펀드를 통해 400억달러(55조3500억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AWS는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데이터센터 건설에 53억달러(7조3300억원)를 투입했으며, IBM·알리바바 등도 사우디와 AI 인프라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UAE는 지난달 AI 투자 펀드를 출범하며 “(펀드 규모는) 향후 수년 내 1000억달러(138조4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UAE를 방문해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은 연평균 32% 성장해 2031년 1265억달러(17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는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올해 3402억달러(455조902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후 연간 6.65%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4387억달러(587조901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