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을 앞둔 틱톡의 e커머스 ‘틱톡샵’이 거래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최대 4배 인상한다. 틱톡샵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약 반년 만에 큰 폭으로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e커머스 시장 안착이 어려워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에서 공개된 틱톡샵 기능./틱톡 제공

1일(현지시각) IT 매체 와이어드는 틱톡이 이날부터 판매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각 주문 가격의 2%에서 6%로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틱톡샵은 오는 7월까지 각 주문에 부과하는 판매자 수수료를 최대 8%까지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판매자들에 보조금을 지급해 입점을 유도했지만,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는 것이다.

틱톡샵은 창작자가 콘텐츠에 제품을 노출하면 틱톡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상품이 노출돼 구매로 이어지게 만든 서비스다. 아직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현재 동남아 6개국(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과 영국, 미국 등 8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그동안 틱톡샵의 강점으로는 낮은 수수료가 꼽혔다. e커머스 후발주자인 틱톡샵은 일정 가격 이상의 판매자에게 배송비를 지원하는 식으로 판매자들의 입점을 유인했다. 데이터분석 업체 시밀러웹의 3월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샵의 판매자 수 증가율은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 ‘쇼피파이’나 ‘아마존’ 등 경쟁사를 앞질렀다.

와이어드는 “틱톡샵의 수수료가 아마존보다 낮다”면서도 “생필품을 검색할 때 이용하는 아마존과 인플루언서와 알고리즘 검색을 통해 제품을 구매하는 틱톡샵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현재 아마존의 판매자 수수료는 상품마다 다르지만, 저가 의류의 경우 최소 5%, 보석과 미술품의 경우 8~20%에 달한다.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틱톡샵이 e커머스 시장 안착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틱톡샵이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상품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하려면 고객들이 만족할 정도로 저렴하고, 매력적인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데 판매자 수수료 인상으로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수료 인상이 틱톡샵 내 판매 물건의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와이어드는 ”수수료 변경은 플랫폼에 입점한 소규모 판매자나 개인 판매자에게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면서 “이미 일부 판매자는 지나치게 값싸거나 품질이 의심스러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샵의 한국 시장 진출에도 수수료 인상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한국 시장에 인스타그램 쇼핑이 자리 잡은 데다 저가를 앞세운 중국 e커머스 플랫폼 쉬인과 테무가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틱톡은 한국에 ‘틱톡샵’ 상표를 출원하는 등 국내 e커머스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테크타임즈는 “틱톡의 수수료는 이제 아마존 등 온라인 소매업체와 비슷해졌다”면서 “틱톡샵의 생존 여부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고객의 충성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