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장기가입 고객에게 요금 할인과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하는 가운데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생색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타 통신사에서 넘어오는 고객에게는 대규모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베풀면서도 ‘단골’이자 충성 고객에게는 제한적인 보따리만 베풀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나란히 장기고객 할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장기가입 고객할인’, KT는 ‘모바일 장기 이용 혜택’, LG유플러스는 ‘장기할인’ 페이지를 각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년 이상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기간에 따라 5~10%의 국내 음성통화 요금을 할인한다. 할인은 매달 나오는 전체 통신비가 아니라 국내 음성통화 요금에 한한다. 2년 이상 사용 시 국내 음성통화 요금 5% 할인, 3년 이상 사용 시 7% 할인, 5년 이상 사용 시 10% 할인을 제공한다.
다만 5GX 플랜·T플랜 등 음성 기본 제공량이 있는 요금제를 이용 중이거나, 공시지원금 혜택이나 선택약정할인을 받고 있거나, 가족결합 할인 서비스를 받으면 장기가입 고객할인을 받을 수 없다.
장기가입 고객할인과 가족결합 할인이 혼합된 ‘T끼리온가족할인’의 경우 가족 구성원의 SK텔레콤 휴대폰 총 가입 연수와 인터넷 가입 연수를 합쳐 20년 이상이어야 휴대폰 월정액 10%, 30년 이상이면 30%가 할인된다. 가족 구성원 휴대폰과 인터넷 가입 연수가 총 19년이면 혜택을 하나도 볼 수 없는 셈이다.
KT는 장기고객 요금 할인은 따로 없고 통화 쿠폰, 데이터 사용 쿠폰, ‘밀리의 서재’ 1개월 이용권 쿠폰, 블라이스 셀렉트 1개월 이용권 쿠폰 등을 제공한다. 가입년수가 2년 이상에서 4년 미만일 때 쿠폰별 연간 4장을 지급하고 가입년수가 4년 이상이면 쿠폰별 연간 6장을 지급한다.
하지만 가장 유용하게 쓰일 5G 데이터 2GB 쿠폰의 경우 등록 후 사용 유효기간이 당월 말에 불과하다. 특히 쿠폰 자체 등록 유효기간은 12개월로 기간 내 미등록 시 자동 소멸된다. 또 일부 쿠폰 혜택의 경우 등록 후 취소·재등록·변경이 불가하며 요금제 변경 및 예약이 제한될 수도 있다.
특히 가족결합 구성원끼리만 장기고객 쿠폰을 선물하거나 받을 수 있도록 해 쿠폰이 남을 경우 가족 외 다른 사용자에게 줄 수도 없다.
LG유플러스의 경우도 장기고객에게 데이터 2GB 쿠폰과 V컬러링(월 3300원 상당) 쿠폰을 제공한다. 가입년수 2년 이상이면 데이터 2GB 쿠폰·V컬러링 쿠폰 각 4장, 4년 이상이면 데이터 2GB 쿠폰·V컬러링 쿠폰 각 6장을 준다. 하지만 LTE 요금제 중 신표준, 비즈, 초이스, 미니, 다이어트 사용자는 이 혜택 대상자에서 빠졌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는 휴대폰과 인터넷 서비스 가입 합산 이용기간이 7년 이상인 장기가입 고객에게 통신요금의 7~15%를 할인해 주고 있으나 5G 요금제 가입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모 이통사를 5년째 이용 중인 한 장기고객은 “10년 이상 한 통신사를 쓰다가 크게 혜택을 못 봐서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기도 하는 등 이통3사를 모두 경험했다”며 “지금까지 장기고객이어서 특별히 우대받는다는 느낌은 경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IT조선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