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장기가입 고객에게 요금 할인과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하는 가운데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생색내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타 통신사에서 넘어오는 고객에게는 대규모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베풀면서도 ‘단골’이자 충성 고객에게는 제한적인 보따리만 베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2일 오후 서울의 한 휴대폰 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 뉴스1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나란히 장기고객 할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장기가입 고객할인’, KT는 ‘모바일 장기 이용 혜택’, LG유플러스는 ‘장기할인’ 페이지를 각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년 이상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기간에 따라 5~10%의 국내 음성통화 요금을 할인한다. 할인은 매달 나오는 전체 통신비가 아니라 국내 음성통화 요금에 한한다. 2년 이상 사용 시 국내 음성통화 요금 5% 할인, 3년 이상 사용 시 7% 할인, 5년 이상 사용 시 10% 할인을 제공한다.

다만 5GX 플랜·T플랜 등 음성 기본 제공량이 있는 요금제를 이용 중이거나, 공시지원금 혜택이나 선택약정할인을 받고 있거나, 가족결합 할인 서비스를 받으면 장기가입 고객할인을 받을 수 없다.

장기가입 고객할인과 가족결합 할인이 혼합된 ‘T끼리온가족할인’의 경우 가족 구성원의 SK텔레콤 휴대폰 총 가입 연수와 인터넷 가입 연수를 합쳐 20년 이상이어야 휴대폰 월정액 10%, 30년 이상이면 30%가 할인된다. 가족 구성원 휴대폰과 인터넷 가입 연수가 총 19년이면 혜택을 하나도 볼 수 없는 셈이다.

KT는 장기고객 요금 할인은 따로 없고 통화 쿠폰, 데이터 사용 쿠폰, ‘밀리의 서재’ 1개월 이용권 쿠폰, 블라이스 셀렉트 1개월 이용권 쿠폰 등을 제공한다. 가입년수가 2년 이상에서 4년 미만일 때 쿠폰별 연간 4장을 지급하고 가입년수가 4년 이상이면 쿠폰별 연간 6장을 지급한다.

하지만 가장 유용하게 쓰일 5G 데이터 2GB 쿠폰의 경우 등록 후 사용 유효기간이 당월 말에 불과하다. 특히 쿠폰 자체 등록 유효기간은 12개월로 기간 내 미등록 시 자동 소멸된다. 또 일부 쿠폰 혜택의 경우 등록 후 취소·재등록·변경이 불가하며 요금제 변경 및 예약이 제한될 수도 있다.

특히 가족결합 구성원끼리만 장기고객 쿠폰을 선물하거나 받을 수 있도록 해 쿠폰이 남을 경우 가족 외 다른 사용자에게 줄 수도 없다.

LG유플러스의 경우도 장기고객에게 데이터 2GB 쿠폰과 V컬러링(월 3300원 상당) 쿠폰을 제공한다. 가입년수 2년 이상이면 데이터 2GB 쿠폰·V컬러링 쿠폰 각 4장, 4년 이상이면 데이터 2GB 쿠폰·V컬러링 쿠폰 각 6장을 준다. 하지만 LTE 요금제 중 신표준, 비즈, 초이스, 미니, 다이어트 사용자는 이 혜택 대상자에서 빠졌다.

이외에도 LG유플러스는 휴대폰과 인터넷 서비스 가입 합산 이용기간이 7년 이상인 장기가입 고객에게 통신요금의 7~15%를 할인해 주고 있으나 5G 요금제 가입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모 이통사를 5년째 이용 중인 한 장기고객은 “10년 이상 한 통신사를 쓰다가 크게 혜택을 못 봐서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기도 하는 등 이통3사를 모두 경험했다”며 “지금까지 장기고객이어서 특별히 우대받는다는 느낌은 경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IT조선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