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GTC 2024에서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9일(현지시각)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인간 수준을 가진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5년 내 범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글로벌 미디어 간담회에서 ‘삼성의 HBM을 사용하고 있나’라는 질문에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라고 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칩을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수직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초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다. 고속 병렬 연산에 적합하도록 입·출력 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대역폭)를 극대화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구동에 필수적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를 거쳐 현재 5세대(HBM3E)까지 개발·양산된 상태다. SK하이닉스가 4세대인 HBM3의 90% 이상을 점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에 5세대인 HBM3E를 납품한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황 CEO는 “HBM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자 (기술적인) 기적과도 같다”라고 했다.

황 CEO는 삼성전자에 대해 “여러분(한국 기자들)은 삼성과 같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삼성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잘 모른다”라며 “삼성은 매우 비범한(extraordinary) 기업으로, 오토모티브(자동차)에 들어가는 것은 모두 삼성에서 하고 있다”라고 했다. 황 CEO는 차량용 칩을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지, 삼성 메모리를 사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황 CEO는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할 때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두 가지다”라며 “하나는 정책을 이해하고 준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급망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황 CEO는 인간과 같은 수준의 AGI(범용인공지능)에 대한 질문에 “5년 내에 등장할 것”이라며 “다만 이 용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라진다”라고 했다. 이어 “수학이나 읽기, 독해력, 논리, 의학 시험 등에서 5년 안에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현(AI) 시대의 오펜하이머가 아니냐’라는 질문에는 “나는 오펜하이머가 아니다”라며 “오펜하이머는 폭탄을 떨어뜨렸지만, 나는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