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라이너가 전 세계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반면 네이버가 지난해 공개한 생성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큐:’는 순위권에 들어가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19일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가 발표한 ‘전 세계 생성형 AI 사용량 순위’에 따르면 1위는 오픈AI의 ‘챗GPT’, 2위는 구글 ‘제미나이’, 3위는 미국 스타트업 ‘캐릭터닷AI(서비스명 동일)’가 차지했다. 캐릭터닷AI는 역사적인 인물이나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미국 젊은 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라이너(서비스명 동일)는 4위에 등극했다. 라이너는 순위 상위권에 들어간 유일한 한국 서비스로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7360만달러(약 984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퍼플렉시티AI(7위)’, 아마존과 구글 등이 투자한 앤트로픽의 ‘클로드(10위)’보다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라이너는 이용자들이 정보를 탐색하고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어려움과 불편을 해소한다는 목표로 지난 2015년 설립됐다. 처음에는 웹페이지, PDF 파일 등에서 사용자가 마우스로 드래그해 남기는 ‘하이라이트’를 기반으로 정보를 모아주는 일종의 ‘모니터 형광펜’ 서비스로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이후 생성형 AI 열풍이 불면서 라이너는 지난해 3분기 AI 에이전트인 ‘라이너 AI 워크스페이스’와 AI 비서 역할을 하는 웹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라이너 코파일럿’을 출시했다. 자체 보유한 세계 160여개국 사용자 데이터베이스(DB)와 GPT 4.0 등을 결합해 개발했다. 라이너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오픈AI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로 초청해 AI 사업 협력을 위한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라이너 관계자는 “2015년 모니터 형광펜으로 미국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얻었으며 이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축적을 통해 개인화된 정보 제공이 가능해졌다”며 “챗GPT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미국 이용자가 전체 유료 구독자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보의 출처가 명확해야 하는 전문 직군에서 라이너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네이버 생성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큐: 등은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다. 클로바X는 네이버가 지난해 8월 생성형 AI 구현을 위한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내놓은 서비스로 한국판 ‘챗GPT’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클로바X가 아직 베타 서비스 중으로 사용자를 확대하고 호응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도 아직 PC버전으로만 베타 서비스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 기준을 모르기 때문에 클로바X가 순위에 포함되지 않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클로바X는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수준에서 사용자를 제한하며 운영되고 있으며, 서비스의 전체 사용자 수를 늘리기보다는 질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최대 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는 이번 조사에서 생성형AI 웹 서비스와 앱을 별도로 분리해 발표했다. 웹 서비스의 경우 트래픽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2024년 1월 기준) 데이터를 반영해 각각 50위까지 순위를 선정했다. 한국(서울)을 포함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한 전 세계 49개 도시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생성형AI 앱 순위에서도 1위는 챗GPT,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MS) ‘엣지’가 차지하며 글로벌 빅테크 영향력을 보여줬다. 앱 순위에선 국내 기업으로는 19위에 랭크된 ‘콴다’가 있다. 콴다는 에듀테크 회사인 매스프레소에서 개발한 AI 풀이 검색 서비스다. 광학 문자 인식 기술이 촬영된 문제를 스캔하고 단계별 해답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