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대표는 개인 주주들 생각을 전혀 안하네요. 임기가 2025년 3월까지던데 2025년 2월쯤에나 다시 네이버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실적은 역대급인데 배당도 조금, 주가는 반토막인데 네이버 주주들은 카카오처럼 분할상장 안하니깐 네이버 들고 있는건데 뒤통수 맞을 것 같습니다.”

“홍은택 대표는 입으로만 주가부양한다 하고 어떻게 할지는 말도 안하고 퇴장하네요.”

그래픽=정서희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 종목토론실에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질타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정기주주총회(주총)를 개최하는 가운데, 최근 코스피 지수 회복세에도 양 사의 주가는 뒷걸음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고, 카카오도 지난해 4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주가를 보면 ‘어닝 서프라이즈’가 무색한 상황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지난 2월 2600선을 회복한 후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 4일 네이버 주가는 19만2000원, 카카오 주가는 5만3100원에 마감했다. 1년 전 두 회사의 주총일 당시 코스피 지수는 2400선으로 현재보다 200포인트가 낮았지만, 네이버 주가는 20만원대, 카카오는 6만원대를 유지했다.

코스피가 지난 2021년 6월 3316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을 당시 네이버 주가는 46만5000원, 카카오는 17만3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코스피가 하락하면서 2022년 6월 2600선까지 내려왔지만, 그때만 해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각각 30만원대와 7만원대를 달렸다.

결국 최수연 대표와 홍은택 대표는 1년 전 주총에서 자신들이 약속한 주주가치 제고에 실패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총 당시 “올 한 해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팀 네이버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도 “지속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재직기간 중 주가가 2배로 오르지 않으면 스톡옵션을 포기할 것”이라고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부진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나스닥 상승세와 함께 고공 행진 중이다. 특히 MS는 오픈AI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주가가 57% 상승했다.

업계에선 네이버와 카카오의 생성형 AI 사업에 대한 실망감, 사법리스크, 독과점 논란, 플랫폼법 추진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주가가 부진하다고 분석한다. 카카오는 생성형 AI 구현을 위한 차세대 초거대언어모델(LLM) ‘코GPT 2.0′ 발표를 계속 미루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주들은 최근 상황에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네이버 주주는 “네이버가 AI 기술로 개인화 광고, 개인화 상품 추천 등을 한다는데 커머스 시장이 초토화되어 가고 있다”며 “AI 기술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으로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이버 주주는 “성장성이 부각되지도 않고 주주한테 이익을 환원이라도 해야 하는데, 배당은 조금이고 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며 너무 주가 관리를 안 한다”고 지적했다.

한 카카오 주주는 “임원들은 수천억원, 수백억원을 챙기고 직원들은 1억5000만원(연봉)에 성과급을 챙기는 반면 주주는 60원을 챙기니 말이 안 나온다”라고 했다. 또 다른 카카오 주주는 “한 때 카카오 주식으로 큰 수익이 나 그걸 잊지 못하고 계속하다 큰 손실을 보고 모든 주식을 손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네이버는 자사 비즈니스 모델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등장으로 주가가 부진했다”며 “최근 증시가 PBR(주가순자산비율)이나 주주 환원 같은 테마에 집중되어 있는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 시장의 트렌드가 밸류업 프로젝트와 같은 것들에 집중되어 있어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성장주들은 소강상태”라며 “올 여름이 지나고 금리가 내려가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