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택시 ‘아이엠’ 운영사 진모빌리티가 작년 4분기 창사 후 첫 흑자 달성에 이어 ‘택시 비수기’로 불리는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모빌리티의 약진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주하던 택시호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빌리티 플랫폼 진모빌리티가 운영하는 아이엠(i.M)택시./진모빌리티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는 작년 4분기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2020년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이자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외한 국내 택시호출 업체 중 첫 흑자다. 진모빌리티는 올해 초 서울시 동행 프로젝트인 ‘서울엄마아빠택시’ 단독 사업 운영자로 선정된 만큼, 올해 1분기에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엄마아빠택시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24개월 이하 영아 양육 가정(부모, 조부모 등 1인)이 아이엠택시를 타고 서울 및 서울 인근지역(인천공항, 김포공항,광명시, 위례신도시)으로 이동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영아 1인당 최대 10만원의 택시 이용권이 제공된다. 지난해 아이엠택시가 시범사업 운영자로 선정된 후 서울 16개 자치구에서 시범사업을 단독으로 운영했다. 올해부터 사업 대상이 서울 전역으로 확대됐다.

진모빌리티 관계자는 “1분기는 일반적으로 택시업계에서 비수기로 통하지만, 기존 수익 창출 모델이 안정화되고 공공 성격의 서비스까지 하게 되면서 1분기에도 무난히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창사 후 첫 연간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진모빌리티는 이 같은 추이가 이어진다면 올해 130억~200억원의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모빌리티는 서울 시내 9개 택시법인을 보유한 택시운수사업자인 이성욱·조창진 대표가 지난 2020년 설립한 회사로, ‘도심 속 퍼스트 클래스’를 표방하며 택시호출 서비스인 아이엠을 제공하고 있다. 택시운전자격 소유자를 정규직 드라이버인 ‘지니’로 채용하고,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사납금’을 없애 주목을 받았다. 현재 약 1200대의 택시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직영 택시 규모로는 카카오모빌리티보다 많은 수준이다.

창립 후 이용자 확보에 집중하던 진모빌리티는 작년 하반기부터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했다. 작년 9월부터 차량 호출 고객에게 최대 3000원의 이용료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T 벤티 등 프리미엄 택시들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서비스 출시 이후 수 년 간 별도의 호출 이용료를 받지 않았다. 이후 작년 8월 우티가 승객에게 최대 3000원의 호출료를 받기 시작했고, 한 달 뒤 진모빌리티도 호출료를 도입했다.

차량 래핑(Wrapping) 광고도 진모빌리티의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시내 곳곳을 누비는 진모빌리티 차량 외부에 고객사의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내는 모델이다. 진모빌리티는 지난달 말부터 ‘갖고 싶다 강력한 LPG 1톤 트럭’ 메시지로 SK가스 래핑 광고를 시작한 바 있다. SK가스의 신형 액화석유가스(LPG) 1t 트럭의 우수성을 알리는 광고다.

진모빌리티는 서비스 다변화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가 과점하고 있는 택시호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진모빌리티는 작년 말 대리운전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동종 모빌리티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지난달에는 도심 항공교통 서비스 본에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본에어는 헬리콥터를 앱을 통해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모빌리티는 작년 말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웰컴픽업스와 제휴를 맺고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웰컴픽업스는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공항에서 호텔·관광지까지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 제휴로 웰컴픽업스 이용자들은 한국에서 진모빌리티를 주요 이동수단으로 쓰게 됐다.

진모빌리티는 올해 ‘턴어라운드(흑자 전환)’를 앞두고 재무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대 200억원의 추가 자금 조달을 앞두고 있다. 외부 금융기관에서 100억원, 대표이사의 100억원 출자 등이다.

한 모빌리티 업체 관계자는 “각종 규제와 시장경쟁 과열로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외하고는 모빌리티 사업자 대부분이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유치금을 쏟아붓는 방식으로 ‘버티기 모드’이던 모빌리티 업체 사이에서 연간 흑자 기업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