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가 5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웹 플랫폼과 로봇 운영체제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네이버 제공

백종윤 네이버랩스 로보틱스&자율주행부문장(부사장, 책임리더)은 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열린 ‘웹 플랫폼과 로봇 운영체제 미디어 간담회’에서 “네이버 사옥 1784는 28층 건물에서 5000여명의 직원이 100여대의 로봇과 함께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장소”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오후 ‘사우디판 CES’로 불리는 ‘LEAP 2024′ 키노트에서 로봇 전용 운영체제(OS) ‘아크마인드’를 처음 공개한다. 메인 전시관인 빅테크관에는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부스를 마련했다.

백 부문장은 “지난 2022년 국토부와 원팀코리아로 처음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주요 인사들과 관계를 맺고, 네옴시티에 네이버 1784에 적용된 첨단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북부 사막 한가운데 추진 중인 저탄소 스마트 도시 건설 사업이다. 규모가 서울시의 약 44배 면적인 2만6500㎢에 달한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 등 5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1억달러(약 1334억원) 규모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디지털 트윈이란 실제 사물을 가상세계에 동일하게 3차원(D) 모델로 구현,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분석·예측·최적화 등을 통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네이버가 이날 사우디에서 새롭게 공개한 아크마인드는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다. 아크마인드를 통해 사우디 네옴시티 사업까지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글로벌 IT전시회 LEAP 2024에 참가했다./네이버 제공

네이버에 따르면 아크마인드는 웹 플랫폼에 존재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로봇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로봇의 제어·인지·이동을 위한 전용 웹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도 포함했다.

그동안 PC, 스마트폰 중심의 기존 웹 플랫폼 기반 OS는 물리공간에서 인지, 이동, 동작 등을 수행하는 로봇의 특수성과 하드웨어를 반영하기가 어려웠다. 반면 아크마인드는 웹 생태계의 소프트웨어를 로봇 서비스로 연결하고 다수의 이기종 로봇도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웹 API를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백 부문장은 “아크마인드는 불필요한 요소 없이 단순한 아키텍처로 구성돼 기존 로봇 OS에 비해 가볍고 빠르다”며 “OS 업데이트만으로도 새로운 서비스 및 기능을 로봇에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서버 방식으로 서비스 업데이트를 배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1784와 데이터센터에서 운영 중인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루키’에 아크마인드를 탑재해 로봇이 건물 전체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게 한다는 목표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기술 등 수많은 서비스도 연동된다.

백 부문장은 “아크마인드는 궁극적으로 오픈 플랫폼을 지향해 다양한 파트너들을 만나서 확장할 예정”이라며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아크마인드 기반의 차세대 로봇 플랫폼을 비밀리에 개발 중이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온칩(SoC) 엑시노스와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 솔루션을, 네이버는 OS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맡아 하나의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에 통합 구현한다. 이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은 아크마인드를 구현하는 일종의 시스템 서버 역할을 한다.

이날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한 전혜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마케팅팀 그룹장은 “네이버와 협업해 로봇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삼성전자 입장에서 의미가 크다”며 “로봇생태계 협력 로드맵을 계속 논의해 로봇 대중화를 빠르게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