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각) 오전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내 테크노 전시관에서 로봇개 '다이나믹 원'이 작동하는 모습./바르셀로나=김민국 기자

26일(현지시각) 오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내 테크노 전시관. 중국 스마트폰 회사인 테크노는 이번 전시회에 로봇개 ‘다이나믹 원’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무대를 돌던 다이나믹 원이 몸을 흔들고 팔을 뻗으며 진짜 강아지처럼 재롱을 부리자 관람객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다이나믹 원은 다리에 장착된 유연한 관절 덕에 높은 계단도 자유자재로 오를 수 있다. AI(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어 사람의 명령에 답하고, 사람과 악수 등을 나누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내장 카메라를 통해 야외에서도 집이나 사무실 내부 상황 등을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올해 MWC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전시품들은 단연 중국 기업들이 선보인 비밀병기들이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따르면 이번 MWC에는 중국 기업 288곳이 참가했다. 한국(165곳)보다 70% 이상 많다. 스페인(696개), 미국(432개), 영국(408개) 다음으로 많은 기업이 참가했다. 올해 MWC에 참가한 전체 기업 수는 2400곳이다. 중국은 올해 MWC에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AI 강국 다운 ‘기술 굴기’를 과시했다.

아너 '매직6 프로'를 손짓으로 제어하는 모습. /바르셀로나=김민국 기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중국 스마트폰도 피라 그란비아 3번 홀에서 만날 수 있었다. 피라 그란비아 3번 홀은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 글로벌 IT 기업이 한데 모여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아너는 3번 홀 한 가운데 스마트폰 ‘매직6 프로’를 전시했다. 매직6 프로에는 A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기능이 탑재됐다. 문자메시지로 받은 사진과 텍스트를 손가락으로 드래그 한 뒤,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위에 덮어 씌우면 자동으로 검색이 이뤄졌다. 핸드백 사진을 끌어서 구글 앱에 옮기면, 가격 등 상세 정보에 대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아너의 '매직6 프로' 시선 추적 기능으로 문자메시지를 확인하고 전화를 받는 모습. /바르셀로나=김민국 기자

시선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시선 추적 기능’도 갖췄다. 사용자가 매직6 프로의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에 탑재돼 있는 ‘AI 모션 센서’를 통해 손짓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기능도 갖췄다. 매직6 프로 화면 앞에서 손가락을 아래로 내리면 화면 스크롤을 내릴 수 있고, 주먹을 쥐면 인터넷 창을 닫을 수 있다.

샤오미도 AI를 적용한 스마트폰 신제품 ‘샤오미 14′를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내부에 적용된 생성형 AI가 사진에 있는 불필요한 피사체를 터치 한 번으로 제거해 준다. 사진의 흐린 하늘을 밝은색으로 바꾸는 편집 기능도 내장돼 있다.

모토로라가 공개한 벤더블(휘어지는) 컨셉트의 스마트폰./바르셀로나=김민국 기자

레노버 산하의 모토로라가 공개한 벤더블(휘어지는) 컨셉트의 스마트폰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6.8인치 크기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어 운동 등 외부 활동을 할 때 팔목 등에 감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화면을 구부려 책상 위에 놓으면, 마주 앉은 사람이 각각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다. 레노버는 내년에 벤더블폰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내수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층을 상대로 축적한 기술을 제품으로 구현하고 있다”면서 “IT 산업이 불황기를 벗어나고 있는 시점에 각종 신기술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