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다음 달 새 대표를 맞이하고 새 출발에 나선다. 앞으로 카카오를 이끌게 될 정신아 대표 내정자는 취임과 동시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역량 확보부터 계열사 정비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 오는 4~5월 '코GPT 2.0′ 공개 예상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는 다음 달 28일 제주도 본사에서 제29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신아 대표 내정자를 단독대표로 공식 선임한다.
정 내정자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3월에는 카카오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지난해 9월부터는 역할을 확대해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아 커머스·광고 등 카카오의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통찰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내정자는 다음 달 공식 취임을 앞두고 현재 카카오그룹의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과 전략위원장을 맡아 현안을 파악 중이다.
정 내정자의 취임 후 당면 과제는 전사 차원의 AI 역량 확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네이버 등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위한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공개하고 시장 선점 경쟁을 하는 가운데, 카카오는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카카오는 생성형 AI를 구현할 차세대 LLM인 '코GPT 2.0′을 지난해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하반기로 미뤄졌고, 또 다시 올해로 연기됐다.
이에 업계에선 카카오의 AI 기술 경쟁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만큼 코GPT 2.0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여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5일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코GPT 2.0이 카카오 서비스에 실제 적용되기 충분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현재 공동체 내부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코GPT 2.0을 정 내정자 취임 후 오는 4~5월쯤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중앙집중식 경영 체제로 변화… 정 내정자 리더십 중요해져
카카오는 올해 77곳의 계열사 대표 임기가 만료되면서 대규모 경영진 교체를 앞두고 있다. 최근 주요 계열사 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는 CEO 교체가 결정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페이는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은 사법 리스크에 묶여있는 상황이라 누가 CEO가 되더라도 정 내정자의 계열사 장악력과 리더십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계열사별 자율경영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CA협의체를 통한 중앙집중식 경영 체제로 변화 중이다.
앞서 정 내정자는 CA협의체를 통해 계열사를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CA협의체 공동의장 내정 당시 "CEO들의 위원회 참여를 통해 그룹의 의사결정 맥락 이해를 높이고, 높아진 해상도를 바탕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의 느슨한 자율경영 기조를 벗어나 구심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CA협의체 내부에 경영쇄신위원회와 전략위원회,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구성해 계열사 통제 시스템을 한층 강화했다.
앞으로 카카오 주요 13개 계열사는 신규 투자 집행 및 유치, 지분 매각, 거버넌스 변경 등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 전에 CA협의체 각 위원회의 리스크 검토를 받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내부에선 정 내정자가 추진력과 섬세함을 골고루 갖춘 인물로 평가되는 만큼, 여러 리스크를 유연하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