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네이버와 카카오의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증가하면서 ‘토종 클라우드’ 기업으로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WS(아마존웹서비스) 매출에는 아직 못 미치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지난해 매출은 44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선두주자인 AWS의 국내 매출은 2조원대로 추산되는데, 네이버클라우드 매출은 약 5분의 1 수준이다.

그러나 네이버클라우드 매출은 작년 1분기 932억원, 2분기 1045억원, 3분기 1236억원, 4분기 1259억원으로 매분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계열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무기로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한 바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클로바 스튜디오’를 제공한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기업이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4분기에는 하이버클로바X 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인 ‘뉴로클라우드’를 처음으로 납품했다. 한국은행과 뉴로클라우드 공급 및 금융 특화 하이퍼클로바X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생성형 AI 개발을 위해 뉴로클라우드 도입을 논의 중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4분기 실적 발표 후 “네이버클라우드의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는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장을 함께 만들어가야 하지만 이미 의미 있는 레퍼런스를 만든 만큼 올해는 더욱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해 클라우드가 포함된 플랫폼·기타 부문 매출이 1조1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현재 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카카오 계열사들의 컴퓨팅 인프라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서비스로 순차적으로 전환 중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2022년 매출은 1633억원을 기록했는데 2년 전인 681억원과 비교해 약 2.5배 성장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7월 전체 인력의 30%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의 일부 서버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카카오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올해는 추가적으로 카카오 계열사 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일부를 카카오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 숫자는 140여개에 달하는 만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입장에선 큰 기회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5일 4분기 실적 발표 후 “게임 서버는 고성능과 안정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카카오클라우드의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판단된다”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 클라우드를 공동체에서 적극 활용하면서, 공동체 인프라 비용의 효율화 역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토종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KT클라우드와 NHN클라우드도 지난해 매출이 증가했다. KT클라우드는 기존 수주한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서 매출이 일어나고 데이터센터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지난해 전년 대비 57% 늘어난 6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NHN은 NHN클라우드 사업이 포함된 기술 부분의 작년 매출이 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클라우드업계 관계자는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가 성장하는 것은 국내 기업들만 진출할 수 있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글로벌 기업에게도 공공 시장의 문이 열린 만큼 국내 기업들은 가성비로 승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