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번째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보류됐다. 비공개로 진행한 애플의 자체 내구성 검사에서 기존에 나온 폴더블폰의 화면 내구성이 기준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폴더블폰 출시는 시기상조라는 게 애플의 판단이다. 애플은 아이폰에 탑재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중국 BOE에서 공급받고 있다.
19일 IT 매체 샘모바일은 중국 IT 정보유출자(팁스터) 픽스드 포커스 디지털을 인용해 애플이 삼성을 포함한 다른 브랜드의 폴더블폰을 비공개로 분해, 내구성 검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애플의 자체 내구성 기준을 충족하는 폴더블폰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삼성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가장 앞선 만큼 폴더블 아이폰을 만든다면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자체 연구실에서 시중에 판매 중인 갤럭시 폴더블폰의 내구성을 진행한 배경이다. 샘모바일은 “애플이 자체 테스트를 통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했다.
샘모바일은 “안타깝게도 애플은 갤럭시 폴더블폰에 적용된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불특정 일수 동안 접었다 폈다를 반복한 검사에서 삼성이 만든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깨졌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IT 매체 폰아레나는 “애플이 폴더블폰에 편승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애플이 언제 폴더블폰을 내놓을 지는 알 수 없다”라고 했다.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불투명해졌지만, 내놓는다고 해도 2027년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게 외신들의 전망이다.
애플은 휴대폰 대비 사용 시간이 짧은 태블릿(아이패드)에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먼저 탑재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애플의 첫 폴더블 기기는 아이폰보다는 태블릿으로 출시될 것 같다”라고 분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폰아레나는 “기대와 달리 협력사 등 공급망은 20번째 아이폰이 나오는 2027년에 아이패드 미니에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애플이 판매 부진을 겪는 아이패드를 되살리기 위해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폴더블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지난해 1830만대에서 오는 2027년 70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 비중이 1.6%에서 5%로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폴더블폰은 불황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은 거세다. 화웨이는 올해 두 번 접는 형태의 트리폴드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아너는 매직V3를 올해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폴더블폰 시장도 크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가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지난해 4분기 1위에 오른 것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을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