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언어 능력’, ‘수리력’과 더불어 ‘디지털 능력’을 중요 능력으로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AI 리터러시라는 용어까지 등장했고,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3회에 걸쳐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인터넷의 발달과 디지털 기기의 출현, SNS 확장 등의 영향으로 기기 사용법뿐만 아니라 정보를 다루고 활용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문해력, Digital Literacy)’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여영준 국회미래연구원 혁신성장그룹 부연구위원은 “한국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 다양한 방면에서 관찰하고 비판하는 학습을 하기 위해선 학교 현장에서는 인문학 등 기초소양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 이해 및 표현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5월 31일 서울 관악구 신성초등학교를 방문해 태블릿 PC, 챗GPT 등을 활용한 인공지능 융합 4학년 영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 서울시교육청

디지털 리터러시는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라는 리터러시(Literacy)가 디지털 플랫폼과 만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조합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뜻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인터넷의 발달과 디지털 기기의 출현, SNS 확장 등의 영향으로 기기 사용법뿐만 아니라 정보를 다루고 활용하는 것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능력, 디지털 도구와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만 15세 학생들은 온라인에서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능력이 25.6%로 OECD 평균인 47%보다 낮게 나타나, 관련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인터넷의 수많은 정보 중 올바른 정보를 선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유튜브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튜버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98%가 유튜버의 가짜뉴스 전파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57%는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하는 미국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는 지난해 생성형 AI가 생성하는 가짜 정보의 심각성에 기인해 ‘올해의 단어’로 ‘진짜의’라는 뜻의 ‘어센틱(authentic)’을 선정했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소통의 방식이 변화했다는 점도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여성가족부의 ‘2023 청소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등학생의 주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은 24.3시간, 일 평균 3시간 24분씩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년간 매체 별 이용률에 대해서는 ‘인터넷 개인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가 97%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인터넷·모바일 메신저’(95%), ‘TV방송’(88%) 등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교육부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디지털 도구를 자기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유네스코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와 디지털 기술 접근성은 21세기 기본권임을 강조한다. 이어 디지털 리터러시의 역량으로 디지털 활용, 디지털 참여, 창의와 혁신, 디지털 정서 지능, 그리고 디지털 보안 및 탄력성을 꼽았다.

해외의 경우 핀란드는 아동·청소년의 미디어 리터러시, ICT 활용역량, 프로그래밍 기술 강화 등을 목표로 ‘뉴 리터러시 프로그램(2020-2023)’을 발표한바 있다.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ICT 역량을 강화하고자 학년별로 갖춰야 할 필수 역량과 교육 활동을 안내하는 지침 사항을 마련하고, 모든 학문과 교과목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다. 미국 일리노이 주는 지난 2021년에 학생들에게 디지털 매체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의 정보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 문해력 교육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 교육부는 지난해 미래 대응을 위한 교육과정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초소양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 혁신을 추진 과제로 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발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또한 지난해 1월 ‘기초학력 보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AI와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맞아 서울시교육청은 미래세대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인 문해력과 수리력, AI 리터러시(문해력)에 대한 진단과 지원을 늘릴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IT조선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