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포 코리아

구글이 한국 인터넷 검색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짜뉴스, 청소년 보호 등의 규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포털 서비스만 적용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이 국내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가입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KISO 회원사는 네이버, 카카오, SK컴즈 등 16개 국내 기업이다. KISO는 지난 2009년 당시 국내 인터넷 자율규제 활성화를 위해 다음‧야후코리아‧SK컴즈‧NHN‧KTH‧프리챌‧하나로드림 7개 회원사로 출범한 기구다. 이후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 클리앙‧오늘의유머‧뽐뿌‧인벤 등 주요 커뮤니티 서비스 기업들도 가입했다.

현재 KISO는 가짜뉴스와 청소년 보호 등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SK컴즈 등 포털 3사는 KISO와 공동으로 약 5만1000개의 청소년 보호 검색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및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불법 촬영물, 성착취 관련 검색어, 마약류 매매, 신종 불법 사기대출 등 청소년 보호를 위한 검색어 110개를 새로 추가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의 생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딥페이크’와 관련된 검색어들도 새롭게 추가했다.

최근 가짜 영상이나 사진을 마치 진짜처럼 교묘하게 바꾸는 딥페이크를 통한 가짜뉴스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치매 관련 서적을 구매하거나 민주당 출신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딥페이크 가짜뉴스 영상들이 유포되며 논란을 빚었다.

KISO는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인터넷 정보서비스 기준에 관한 정책’도 지난달 12일부터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 30%대를 유지 중인 구글은 이러한 조치들에서 제외되고 있다. 현재 구글은 검색을 비롯해 동영상 등의 서비스로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존리 전 구글코리아 대표는 지난 2018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가짜뉴스 대응에 대한 질의를 받고 “KISO의 회원사 가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ISO 관계자는 “구글코리아에 여러 차례 가입을 요청했었으나, 현재까지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구글이 글로벌 기업으로 특정 국가의 자율 규제에 따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