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삼성전자 제공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2위 회사인 TSMC와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3나노 2세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양산을 앞둔 가운데 고객사 확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엔비디아, 퀄컴, AMD 등 주요 고객사들의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수율을 이른 시간 내에 끌어올리는 것이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3나노 2세대 공정으로 시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칩 성능, 신뢰성 등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내부적으로 6개월 내에 3나노 2세대 공정 수율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삼성전자의 3나노 2세대 공정이 적용되는 첫 칩은 올해 출시될 ‘갤럭시 워치7′에 탑재되는 웨어러블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될 전망이다. 이 제품을 시험대로 삼아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S25에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엑시노스2500′에도 3나노 2세대 공정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3나노 2세대 칩이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발휘할 경우 TSMC에 빼앗겼던 고객사를 다시 삼성전자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 최대 모바일 칩 기업 중 하나인 퀄컴의 물량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퀄컴은 지난해 공개한 차세대 모바일 AP ‘스냅드래곤8 3세대’ 제품을 TSMC에 맡긴 바 있다.

TSMC는 이미 지난해부터 애플 아이폰에 3나노 공정의 모바일 AP를 공급해 왔다. 다만 기존 4나노에 비해 성능, 전력효율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TSMC는 올해 3나노 2세대, 3세대 기술을 연달아 선보이며 3나노 파운드리의 매출 비중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TSMC의 3나노 1세대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6%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월 생산 능력은 10만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 건설 중인 TSMC 파운드리 공장./TSMC 제공

현재까지 판세는 TSMC의 우세가 점쳐진다. 앞서 인텔의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메테오레이크 일부 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회사인 엔비디아 역시 올해 출시할 차세대 제품 상당수를 TSMC에 맡기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 H200, B100, AMD MI300X 등 올해 출시를 앞둔 GPU 기반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가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57.9%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위지만 점유율이 12.4%로 양사의 격차는 40%포인트(P)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