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181710)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 강화에 나선 가운데 올해 6종의 신작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NHN은 2013년 네이버와 인적분할을 한 뒤 이듬해 웹보드 게임(고스톱·포커류 게임) 규제가 시작되면서 전체 사업 중 게임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다. 하지만 게임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정우진 대표가 국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과거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게임업계 ‘4N’으로 꼽혔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NHN이 낼 신작 중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는 모바일·PC 게임 ‘다키스트 데이즈’다. 특히 다키스트데이즈는 슈팅과 액션 역할수행(RPG)이 결합된 루트슈터 장르로, 국내 소비자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으나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장르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대규모 좀비 사태가 발생한 현대 미국 서부의 사막을 배경으로 하며 생존 중심의 전투와 탐험 등의 재미를 강조했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일부 국가에 선출시한 이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시네마틱 영상 등 게임 모습이 일부 공개됐는데 뛰어난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는 ‘우파루 오딧세이’의 글로벌 진출도 예정돼 있다. 우파루 오딧세이는 NHN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약 8년간 서비스했던 ‘우파루 마운틴’의 후속작으로 작년 10월 국내에 먼저 출시됐다. 출시 직후 앱스토어(한국) 인기 게임 1위와 캐주얼 게임 매출 1위, 구글플레이 시뮬레이션 게임 매출 1위 등을 기록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캐주얼 게임이 인기 장르여서 국내보다도 반응이 더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블록체인 소셜카지노 ‘페블시티’, RPG ‘프로젝트G(가칭)’, 액션 게임 ‘프로젝트D(가칭)’, 퍼즐 게임 ‘히든위치(가칭)’ 등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NHN의 전신은 1998년 설립된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다. 게임 포털 사이트를 표방하며 온라인 고스톱, 바둑 등 캐주얼 게임들을 서비스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 한게임은 네이버와 합병해 2001년 NHN으로 사명을 바꿨다. 2002년 740억원이었던 매출은 2012년 2조3893억원으로 뛰었다. 이후 NHN은 2013년 8월 네이버와 인적 분할되며 NHN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이 다시 바뀌었고, 2019년에는 NHN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NHN의 게임 분야 매출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 2002년 게임부문 매출은 55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5%에 달했다. 하지만 네이버와 결별 이후 2014년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가 더해져 게임 사업은 더 쪼그라들었다. 2022년 매출(2조1156억원) 중 게임 부문 매출은 4373억원으로 20%대에 그쳤다. 그마저도 웹보드 매출이 게임 부문 매출을 이끌고 있다. NHN은 웹보드 부문 매출에 대해 증감 여부만 밝히고 있는데, 정 대표는 작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웹보드 게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5~20%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HN은 작년부터 게임부문 강화를 강조해왔다. 웹보드 게임에 사행성 요소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서 벗어나 장르 다각화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것이며 이를 위해 그룹의 모태인 게임 사업을 중심 축으로 내세우겠다” “향후 게임 사업에서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결제·광고, 기술, 커머스 등 각 사업 부문에서 내실이 담보되는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2001년 NHN에 입사해 NHN USA 사업개발그룹장, NHN 플레이넷사업부장 겸 캐주얼게임사업부장, NHN엔터테인먼트 사업센터장을 거쳐 2014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올해 웹보드 게임 규제가 완화된다면 NHN은 더욱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2014년 웹보드 게임의 월 결제 한도는 30만원으로 제한됐는데, 2016년에는 월 결제 한도가 50만원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70만원까지 상향됐다. NHN은 ‘한게임 포커’ ‘한게임 섯다&맞고’ ’한게임 더블에이포커’ 등 다수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올해 결제 한도가 추가적으로 완화된다면 NHN의 게임 부문 매출도 상승할 전망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규제 일몰제로 올해는 웹보드 게임 규제가 추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 내 한게임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규제가 추가로 완화될 경우 NHN의 웹보드 게임 매출 성장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다키스트데이즈’가, 하반기에는 대형 지식재산권 기반 ‘프로젝트G’ 출시가 예정돼 있어 일반 게임 매출도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