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 서비스 1·2위 기업인 쏘카와 그린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쏘카와 그린카는 롯데렌탈을 각각 2대 주주(예정)와 모회사로 두고 있다. 사실상 한 지붕 아래 있는 두 회사의 성과가 엇갈리고 있어 롯데렌탈이 목표로 했던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6일 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그린카 애플리케이션(앱)의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iOS+안드로이드)는 23만8278명으로 전년 동기(25만9582명) 대비 8.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때 월평균 30만명이 이용하던 그린카 이용자 수는 내리막길을 걷다가 작년 6월 21만명대까지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업계 1위 쏘카의 이용자 수 증가세는 두드러졌다. 쏘카 앱의 지난해 12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92만2194명으로, 전년 동기(53만7577명) 대비 71.5% 증가했다. 2022년 12월 쏘카의 MAU는 그린카보다 2.07배 많았는데, 작년 12월에는 3.87배로 두 앱 사이의 격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설립된 카셰어링 서비스 기업 그린카는 2011년 앱 기반 카셰어링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시작했다. 당시 10분 단위로 예약해 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경제성을 앞세워 각광 받았다. 이후 2013년에는 롯데렌탈에 지분이 매각되면서 롯데렌탈의 자회사가 됐다.
국내 최초 카셰어링 업체지만 그린카는 쏘카에게 주도권을 뺏겼다. 쏘카는 모두의 주차장(주차플랫폼), 일레클(전기 공유자전거) 등을 인수하고 KTX 연계 서비스를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린카도 ‘세차클링(방문 세차)’ 서비스를 선보이며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두 회사의 격차는 매출에서도 드러난다. 그린카는 2022년 매출 755억원과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쏘카는 매출 3976억원으로 그린카보다 5배 많았고, 영업이익은 94억원에 달했다. 그린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323억원, 영업손실 59억을 기록하는 등 적자 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린카의 잦은 서비스 오류가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그린카는 차량 문이 열리지 않거나, 환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의 오류가 잇따랐다. 그린카가 가격 경쟁력에서 타 서비스보다 강점이 있지만, 잦은 서비스 오류가 이용자 이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양사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롯데렌탈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올해 9월까지 쏘카 보유 주식을 491만여주에서 1079만주로 늘린다고 작년 9월 공시했다. 거래가 종결되면 롯데렌탈은 쏘카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롯데렌탈은 쏘카 투자를 진행하면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쏘카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면서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대면 서비스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술력인데, 그린카는 지난해 여러 서비스 오류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면서 “롯데렌탈이 그린카와 업종이 같은 쏘카에 지분을 투자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린카의 성장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본 것이 아니겠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