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3일 출시한 보급형 태블릿 ‘갤럭시 탭 S9 FE’는 기존 ‘갤럭시 탭 S9′의 가성비 모델이다. 출고가는 62만9200원(와이파이 모델)으로 121만8800원인 갤탭 S9의 절반 수준이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성능이 뒤처지는 건 아니다. 학습용 필기, 문서 작업부터 동영상 시청, 고사양 게임까지 일반인들이 쓰기에 무난한 성능을 갖고 있다. 일주일 간 갤탭 S9 FE를 사용해 봤다.
◇ 갤탭S9 디자인 그대로 고성능 디스플레이
갤탭 S9 FE는 기존 갤탭 S9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언뜻 보면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둥근 모서리에 후면에 새겨진 회로 모양의 선까지 비슷하다. 무광으로 처리된 후면 디자인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해준다. 지문이 묻어나지 않아 언제나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었다. 손에 감기는 촉감도 좋았다. 펜을 붙이는 자리가 움푹 패여 있는 갤탭 S9과 달리 갤탭 S9 FE는 펜을 붙이는 자리가 없다. 오히려 더 깔끔한 느낌이 들었다.
갤탭 S9 FE의 색상은 민트, 라벤더, 그레이, 실버 등 4가지다. 한두가지 색상만 구입할 수 있는 다른 저가형 제품과 달리 선택의 폭이 넓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10.9인치다. 문서 작업부터 동영상 시청, 웹서핑 등 모든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다. 필기를 해야할 땐 책처럼 세로로 사용했고, 유튜브를 볼 때는 TV처럼 가로로 썼다. 화면 분할 기능이 있어 2개 이상의 창을 띄워놓고 멀티태스킹을 해도 답답하지 않았다. 필기를 하면서 동시에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갤탭 S9 FE의 디스플레이는 최대 90㎐(헤르츠)의 주사율과 DCI-P3 표준의 색상을 구현했다. 부드러운 화면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색상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유튜브 영상을 가장 높은 화질(2160p)로 두고 시청해도 끊김이 없었다. 색표현도 우수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신 액정표시장치(LCD)를 사용했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주변 환경에 따라 밝기를 스스로 조절하는 비전 부스터 기능은 영리하게 작동했다. 대낮 광화문 광장이나 카페 안, 화장실에서도 밝기를 빠르고 정확하게 조절했다.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블루라이트 설계도 만족스러웠다.
◇ 부드러운 필기감에 고성능 게임도 무리 없어… 무게·카메라 성능은 아쉬워
S펜의 필기감은 부드러웠다. 삼성 노트, 굿노트 등의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다양한 필기 작업이 가능하다. 실제 볼펜을 들고 종이에 필기하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다. S펜에 있는 버튼을 클릭하면 설정한 앱이 바로 실행된다. 가령 강의 중 필기를 하다가 버튼을 두번 누르면 카메라 앱이 켜진다. IP68(수심 1.5m에서 30분간 버틸 수 있는 수준) 방수 등급이 S펜에도 적용돼 내구성도 뛰어나다.
고사양 게임도 무리없이 돌아갔다. 엑시노스 1380 AP(모바일 칩셋)와 최대 8GB(기가바이트)의 램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고사양 레이싱 게임으로 꼽히는 ‘아스팔트 8′을 실행해도 화면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자동차끼리 충돌하면서 나오는 불꽃 튀는 장면은 몰입감을 높였다. 다만 장시간 사용시 화면이 부드럽게 전환하지 않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대용량 배터리는 장시간 사용에도 끄떡없다. 갤탭 S9 FE에는 8000mAh(밀리암페어)의 배터리가 들어갔다. 필기를 하고 웹서핑을 해도 1시간에 2%만 닳았다. 전원을 켜둔 채 하루종일 방치해도 배터리 소모는 6%에 불과했다. 고사양 게임과 고화질 동영상을 시청했더니 30분간 3% 배터리가 줄었다. 한번 충전으로 2~3일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다.
디자인부터 성능, 사용성까지 대부분이 만족스럽지만 제품의 무게는 다소 무거웠다. 갤탭 S9 FE의 무게는 524g으로 스마트폰인 갤럭시S23(168g) 3개보다 무겁다. 특히 배터리 용량이 더 큰 갤탭 S9(498g) 대비 26g 더 무거워진 부분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여기에 카메라 성능은 다소 떨어진다. 전면 1200만 화소, 후면 800만 화소 카메라가 적용됐다. 최근 나오는 중저가폰도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쓰는 것을 감안하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