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뉴스1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나선 국내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3년째 제자리다. 28기가헤르츠(㎓) 주파수 포기로 5G 평균 속도는 LTE(4세대 이동통신) 대비 20배 빠른 최고 20Gbps 대비 2% 수준에 그쳤다.

13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해 12월 기준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416.2Mbps(초당 메가비트)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오픈시그널이 조사한 핀란드, 스웨덴, 튀르키예, 파나마, 푸에르토리코 등 9개 국가 중 가장 빠른 평균 속도다.

핀란드(230.2Mbps), 스웨덴(270Mbps) 등과 비교해서는 국내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1.5배 빨랐다. 5G 평균 속도에서는 통신 3사가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5G 서비스가 없는 튀르키예의 네트워크 평균 다운로드 속도(26Mbps)와 비교해서는 16배 빠른 속도를 보였다.

◇ 5G 평균 속도, 당초 계획한 20Gbps 대비 2% 수준

하지만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데는 한참 못 미친 평균 속도를 보였다. 28㎓ 주파수를 포기하면서 최고 20Gbps 대비 2% 수준에 불과한 5G 평균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통신 3사의 5G 다운로드 평균 속도는 최근 3년간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오픈시그널이 집계를 시작한 2020년 6월 통신 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224.1Mbps을 기록했다. 이후 6개월 만에 348.2Mbps로 1.5배 빨라졌고, 2021년 말에는 처음으로 평균 400Mbps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오히려 지난해 12월(421.5Mbps)과 비교해 올해 12월에는 평균 속도가 1.5% 떨어졌다.

통신 3사 2023년 12월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 비교. /오픈시그널 제공

최고 속도로 비교해도 통신 3사의 실제 5G 서비스는 기대에 못 미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 3사의 5G 부당 광고 행위를 제재한 의견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통신 3사의 5G 평균 최고 속도는 5.2Gbps(SK텔레콤 6.97Gbps, KT 3.78Gbps, LG유플러스 4.8Gbps)에 그쳤다. 최고 20Gbps라고 밝힌 5G 서비스 속도의 26%에 불과한 것이다.

28㎓ 주파수를 반납한 통신 3사의 5G 최고 속도는 올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가 서비스 중인 3.5㎓ 주파수 대역 5G의 최고 속도는 3~4Gbps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통신 3사가 약속한 20Gbps의 20%에 못 미친다.

◇ 전체 네트워크 속도 개선에 5G 속도 차별화 무뎌져

5G 서비스는 약속한 속도를 못 내고 있지만, 5G 서비스 지역과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전체 모바일 네트워크 다운로드 속도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20년 6월 전체 네트워크 속도는 56Mbps에 불과했지만 2021년 12월 115.7Mbps, 이달 132.1Mbps로 빨라졌다.

이에 따라 전체 네트워크 속도와 5G 속도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2020년 12월 5G 평균 속도와 전체 속도 차이는 5.7배 차이가 났지만, 2021년 12월 3.6배로 줄었고 이달 3.2배까지 격차가 좁혀졌다. 5G 서비스의 속도 차별화가 점차 무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오픈시그널은 “5G 평균 속도가 그대로 유지된 상황에서 5G 서비스 지역(커버리지)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라며 “5G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 수가 늘어난 것도 전체 모바일 네트워크 다운로드 속도를 끌어올린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