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8 프로./구글

구글이 차세대 초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Gemini)를 앞세워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경쟁을 본격화한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에 탑재된 AI다. 기존 AI 서비스가 대규모 AI 서버에서 연산을 수행하고 통신을 통해 그 결과를 PC나 스마트폰 등에서 받아보는 방식이라면, 온디바이스 AI는 연산할 수 있는 칩을 기기에 내장해 통신 연결 없이도 기기 스스로 가벼운 AI 학습과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다.

구글은 6일(현지시각) ‘제미나이’(Gemini)를 선보이면서 ‘제미나이 나노’를 곧바로 자사의 스마트폰 픽셀8 프로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제미나이 나노는 제미나이의 경량화 모델이다. 하지만 구글은 제미나이 나노를 “가장 효율적인 AI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제미나이 나노를 탑재한 픽셀8 프로는 탑재된 녹음 앱에서 요약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녹음된 대화, 프레젠테이션 등을 빠르게 요약할 수 있다. 제미나이 나노가 온디바이스 AI로 탑재된 만큼 요약 기능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동한다.

제미나이 나노 지원으로 픽셀8 프로는 와츠앱(WhatsApp)을 통해 스마트 답장 기능도 제공한다. 수신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스마트 답장 제안을 제공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앱을 통해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픽셀8은 구글의 제미나이 출시로 흔들리는 동영상을 더욱 생생하게 캡쳐할 수 있게 됐다. 구글 텐서 G3를 통해 픽셀8 프로는 모든 동영상을 클라우드에 업로드할 수 있는데 거기에서 제미나이로 구동되는 구글의 컴퓨터 사진 모델이 조명, 색상, 입자 등을 자동으로 보정한다. 밤에 촬영한 동영상의 품질도 제미나이로 향상된다. AI를 활용해 저조도 환경이나 야간에 촬영한 동영상에서 화질을 저하시키는 노이즈를 줄인다.

구글은 향후 안드로이드 전체에 제미나이 나노를 구축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신규 구매 수요를 끌어올릴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17일 자사의 생성형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 가우스는 이메일 작성, 문서 요약 업무를 처리해 주는 언어모델과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이미지 제작을 위한 코드·이미지 모델 등 3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통화 내용을 실시간 통역해 주는 ‘AI 라이브 통역 콜’ 기능을 탑재될 계획이다.

애플 역시 내년 가을 출시가 유력한 아이폰16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월 블룸버그는 “애플이 내년에 출시되는 아이폰의 새로운 운영체제에 생성형 AI를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애플은 연간 10억달러(1조3500억원)를 투자해 생성형 AI 기술 확보에 나설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생성형 AI를 음성 비서인 시리와 메시지, 애플뮤직에 탑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스마트폰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간스탠리는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불황을 마무리하고 2024년 전년보다 3.9%, 2025년 전년보다 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는 스마트폰의 새로운 수요가 온디바이스 AI에서 나올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