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모바일 RPG '몬스터길들이기'./넷마블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이 잇따라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게임을 정리하면서 신작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2013년 출시된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몬스터 길들이기' 서비스를 지난달 30일 종료했다. 몬스터 길들이기 유저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회원수는 63만명에 달한다. 서비스가 종료된 이후에도 "몬스터 길들이기가 부활하면 좋겠다" "8~9년 이상 게임을 한 건 몬스터 길들이기 뿐이다" 등 아쉬움을 담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넷마블이 마블과 협업해 2021년 출시했던 모바일 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지난 8월, 모바일 그림퀴즈게임 '쿵야 캐치마인드'는 5월에 종료됐다. 종료된 게임들은 넷마블 매출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 개발 인력들은 '나혼자만레벨업: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등 신작 개발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네시삼십삼분의 '회색도시2′도 지난달 30일 서비스가 종료됐다. 회색도시2는 '회색도시'의 후속작으로 추리 어드벤처 장르 모바일 게임이다. 회색도시는 지난 2월 서비스가 중단됐는데, 한 때 인기가 높았지만 에피소드마다 높은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방식 때문에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 2018년 3월부터는 전면 무료화됐으나 이용자 감소가 뚜렷해지며 서비스 9년 만에 종료됐다.

중소 개발사의 경우 출시 두 달도 안돼 서비스를 종료하는 경우도 있다. 나딕게임즈의 '클로저스RT 뉴 오더'는 지난 6월 7일 출시된 후 같은 달 14일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고, 지난 7월 14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PC 게임 '클로저스'를 모바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였지만, 그래픽 퀄리티 논란과 최적화 실패 등으로 앱스토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출시 후 서비스를 지속하는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수익이 충분히 생기지 않으면 서비스를 접을 수밖에 없다"면서 "엔데믹 이후 게임 이용자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게임사들은 새 작품 출시에 집중하거나 인기가 높은 게임의 수익을 극대화할 필요성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국내만의 상황은 아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슈퍼스케일(SuperScale)이 최근 발간한 '좋은 게임은 죽지 않는다(Good Games Don't Die)'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6개 중 5개가 출시 3년 안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개발이 시작된 모바일 게임 중 43%가 출시 전에 취소되며, 출시된 게임들 중 83%가 3년 이내에 서비스를 종료한다. 5%의 게임만이 7년 이상 서비스를 지속하는 '장수 게임'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개발자 10명 중 3명은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이 '불경기'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은 매해 축소되고 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data.ai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게임 산업 매출은 1100억달러(143조원)로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도 지난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바일 게임 누적 매출이 787억달러(102조원)로 전년 대비 9.7% 감소했다고 밝혔다.

센서타워는 올해 상반기 국내 양대 앱 마켓 모바일 게임 누적 매출은 26억9000만달러(3조49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6% 줄었다고 집계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만 10세∼64세 국민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2023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2021년 64.8%로 정점을 기록한 이래 작년 62.6%, 올해 53.2%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