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삼성의 주요 전자·IT 계열사 2024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30·40대 임원이 대거 발탁됐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지만 성과주의에 입각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JY 시대를 이끌 젊은 리더를 키워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006400), 삼성전기(009150), 삼성SDS 등 주요 전자·IT 계열사들은 잇따라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앞서 삼성전자에 첫 1970년대생 사장인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선임된 데 이어 임원 인사에서도 젊은 피의 수혈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삼성전자, 30·40대 부사장·상무 탄생하며 세대교체 가속
맏형인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77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4명 등 총 143명이 승진했다. 작년보다는 전체 승진자 규모는 줄었지만 삼성 측은 “지속 성장을 위한 리더십 기반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신기술분야 인재를 다수 승진시켰다”고 밝혔다.
특히 30, 40대 젊은 세대의 발탁 승진을 눈여겨볼 만하다. 갤럭시S 시리즈 선행 개발을 주도한 손왕익(39)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개발1그룹 상무는 이번 삼성전자 인사에서 유일한 30대 상무다. 손 상무는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로서 혁신기술과 특허기술을 다수 확보하며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연소 부사장 승진자는 황인철(46) DX부문 MX사업부 AI개발그룹장이다. 이외에도 강동구(47) DS부문 메모리사업부 플래시설계2팀장, 김일룡(49) DS부문 S.LSI사업부 제품기술팀장, 박태상(48) DX부문 생산기술연구소 스마트팩토리팀장,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램 PA1팀 박세근(49), CTO 반도체연구소 플래시공정개발팀 황희돈(49) 등도 40대 부사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승진자 수는 소폭 임원 인사를 단행한 2017년 5월(90명) 이후 가장 적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주기엔 부담이 컸다는 후문이다. 역대 삼성전자 임원 인사에서 승진자 수는 2017년 말 221명, 2018년 말 158명, 2020년 1월 162명, 2020년 말 214명, 2021년 말 198명 등이었다.
◇삼성SDS서도 첫 30대 임원 등장… 계열사도 세대교체 바람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부사장 10명, 상무 15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명 등 총 27명이 승진했다. 특히 생산기술연구소 검사설비개발팀 유동곤(38) 상무, 중소형디스플레이 A개발팀 전진(48) 부사장 등 30∼40대 리더를 배출했다.
특히 삼성SDS에서는 처음으로 30대 상무를 내부 승진시키는 등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30대 임원으로 발탁된 권영대 상무는 강화학습을 활용한 조합 최적화 기술을 연구해 세계 최고 권위 인공지능(AI) 학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에 3년 연속으로 논문을 등재했다.
삼성SDS는 미래 성장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이끌 차세대 젊은 리더의 양성을 위해 창립 이래 최초로 30대 상무를 내부 승진시키는 등 나이를 뛰어넘어 성과와 역량을 발휘한 인재들을 과감히 등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SDI는 부사장 6명, 상무 15명 등 총 21명을 승진시켰다. 삼성전기에서는 부사장 2명, 상무 6명 등 총 8명의 승진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