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지난달 출시한 '퀘스트3′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침체된 확장현실(XR) 기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도 내년 XR 기기 출시를 목표로 특허와 상표권 등록 경쟁을 벌이고 있다. XR 기기 시장이 애플과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페이턴틀리애플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특허청(USTPO)에 XR 헤드셋, 스마트 안경 시스템과 관련된 85종의 특허를 신규로 부여 받고, 3종의 특허를 새롭게 신청했다. 애플이 부여 받은 특허는 눈동자 위치를 신호로 바꿔 XR 기기에 전달하거나, 제품 착용 시 접촉 부위와의 압력을 스스로 조절하는 액추에이터 기술 등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영국 특허청(UKIPO)으로부터 삼성 글라스(Samsung Glasses) 상표권을 부여받았다. 삼성 글라스는 XR 헤드셋 등 가상현실(VR)과 관련된 삼성전자 단말기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국내에 같은 상표를 등록한 후 다양한 XR 기기 관련 특허를 내놓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광학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내놨고, 지난 6월에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촬영된 전자기기와 페어링하는 방법 및 장치' 특허를 출원했다. XR 글래스를 다른 전자기기와 페어링해 영상을 송출하는 기술 관련 특허다.
애플과 삼성전자가 XR 기기 관련 특허 및 상표권 등록에 속도를 내는 건 내년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내년 3월 XR 기기인 애플 비전 프로를 출시할 계획이다. 당초 1월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품질 개선 문제 등으로 지연됐다. 지난 6월 공개된 비전 프로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해왔던 기능을 3차원(D) 공간에서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도 내년 하반기에는 XR 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기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퀄컴 칩셋과 구글 운영체제(OS)가 적용된 XR 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XR 기기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XR 기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인 올레도스(OLEDoS) 개발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와 협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OLEDoS에 대한 특허 사용권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제공한다고 공시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XR 기기 시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CCS인사이트는 지난해 920만대이던 XR 기기 출하량이 내년 1620만대, 2027년 750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참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XR 시장에 진출할 경우 관련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더 많은 기업들이 XR 시장에 참전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