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총수의 사법 리스크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한종희·경계현 투톱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래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27일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2명, 업무 변경 3명 등 총 5명 규모의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예년보다 일주일 이상 빠른 조기 인사로, 올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내년 턴어라운드를 기민하게 대비한다는 취지다.
이날 삼성전자는 용석우(53) DX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업부장(부사장)을 사업부장(사장)으로, DX부문 경영지원실 김원경(56)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Global Public Affairs) 팀장(부사장)을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실장(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용 신임 사장은 TV 개발 전문가로 2021년 12월부터 개발팀장, 지난해 12월부터 부사업부장을 역임하며 기술·영업·전략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성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신임 사장은 외교통상부 출신의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로 2012년 3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글로벌마케팅실 마케팅전략팀장,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 등을 거쳤다.
삼성전자는 두 사장 인사와 관련해 “TV 사업 성장에 기여한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부장으로 과감히 보임하고, 글로벌 대외협력 조직을 사장급으로 격상시켜 다극화 시대에 리스크 대응을 위한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기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년째 삼성전자 완제품을 총괄하고 있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과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대표이사 투톱 체제는 내년에도 이어가기로 했다. 한 부회장이 겸임하고 있던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용 신임 사장이 맡게 됐다. 경 사장은 SAIT(옛 종합기술원) 원장을 겸임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부회장급 조직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10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전영현(63)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을 맡는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동안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바탕으로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 경영안정을 도모하는 동시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순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