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LG유플러스 제공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인터넷TV(IPTV) 사업이 정체된 모습이다. 가입자와 매출 증가율이 1%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넷플릭스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로 눈을 돌리면서 통신 3사의 미디어 사업이 위협받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통신 3사의 IPTV 가입자 수는 2437만7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408만9000명과 비교해 1.2%(28만8000명) 늘어난 규모다. SK브로드밴드와 KT는 각각 951만5000명(케이블TV 포함), 943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543만2000명이다.

통신 3사 IPTV는 2019년까지 매년 40만~50만명이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SK브로드밴드와 KT는 2019년에만 각각 46만명, 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고, LG유플러스도 46만명의 가입자를 늘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OTT로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2021년 ‘오징어게임’을 중심으로 한 OTT 열풍이 불면서 가입자 수 증가율이 빠르게 꺾였다.

◇ OTT 인기에 IPTV VOD 수요 줄어

통신 3사의 IPTV 매출도 정체된 상태다.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IPTV 매출은 1조3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매년 매출이 늘고 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현저히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통신 3사의 IPTV 매출 증가율은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25%에 달했다. 가입자 수 증가율이 꺾인 만큼 매출도 정체 상태에 빠진 것이다.

통신 3사의 IPTV 사업 성장세가 주춤한 배경에는 주문형 비디오(VOD) 수요 감소가 있다. OTT와 유튜브 등을 통해 언제든지 과거 영상을 찾아볼 수 있게 되자 IPTV의 대표 서비스인 VOD 매출은 급감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VOD 매출은 2018년 659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6412억원, 2020년 6258억원을 거쳐 2021년 5299억원으로 3년 새 20% 감소했다. 지난해 VOD 매출은 5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반면 OTT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들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1200만명을 넘어섰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여전히 매년 가입자 수가 8~9% 늘어나면서 통신 3사를 넘어서는 1위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 미디어 콘텐츠 다 모은 ‘미디어 포털’로 키워 대응

통신 3사는 IPTV를 미디어 콘텐츠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종합 미디어 포털’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정체된 유료방송 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고객 확보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OTT 업체와 협력하는 동시에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기존 유료방송 가입자와 OTT 사용자 모두를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넷플릭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SK브로드밴드는 ‘B tv 무비콤보’ ‘KAIST 어린이 과학 모험’ 등 영화 시장 공략과 자체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는 모든 콘텐츠를 ‘지니 TV’에서 볼 수 있는 개방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를 중심으로 한 키즈 콘텐츠 강화와 글로벌 OTT 통합 검색 등 특화 기능을 앞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