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공유되는 피처폰 관련 게시글(왼쪽)과 번개장터에서 거래 중인 피처폰(오른쪽) /온라인 사이트 캡처

‘효도폰’ ‘학생폰’으로 불리는 피처폰 사용자가 11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에만 8000명이 피처폰에 신규 가입하는 등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피처폰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피처폰 가입 회선 수는 111만8073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42만9547개와 비교해 1년 새 31만1474개(21.8%) 줄어든 규모다. 그러나 전월 111만322개와 비교해서는 한 달 만에 7751개(0.7%)가 늘었다.

피처폰은 스마트폰이 보급화되기 전인 2010년대까지 사용된 휴대폰을 말한다. 3G(3세대 이동통신)를 사용해 웹서핑과 메신저(카카오톡 등)를 사용할 수 있지만, 성능이 떨어져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 시청 등을 제대로 하기가 힘들다. 반면 통화, 문자메시지, 사진 촬영 등 기본 기능은 가능하다. 가격도 10만원 이하로 저렴하고 무게도 가벼워 전화 기능만 필요한 어르신과 수험생 등이 주로 사용한다.

◇ MZ세대 중심 ‘피처폰=인싸템’으로 각광

과기정통부는 2014년부터 매년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구분해 집계하고 있다. 피처폰은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통계를 작성한 후 매월 피처폰 가입 회선 수는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올 들어 지난 4월과 5월, 9월 전월 대비 피처폰 가입 회선 수가 늘어나면서 역주행이 벌어지고 있다. 통계 작성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피처폰을 찾는 이들이 최근 늘어난 건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디톡스(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여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열풍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배우 한소희, 아이돌그룹 뉴진스 등이 피처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피처폰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싸템(앞서가는 이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불리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피처폰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아프리카, 인도, 중동 등과 달리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하는 배경이다. 경제매체 CNBC는 “대화면에 지친 사람들이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면서 그 대안으로 피처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 전반적인 감소세는 계속

다만 업계는 피처폰 사용자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만큼 전반적인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피처폰 수요가 잠시 늘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으로는 피처폰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피처폰 가입 회선 수는 2014년 1273만개에서 이듬해 1000만개 아래로 내려온 후 매년 100만개가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에는 500만명 아래로 내려왔다. 올 들어 피처폰 회선 수는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100만개선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에 국내 피처폰 가입 회선 수가 100만개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