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아마존과 협력해 앱 내 쇼핑 기능을 강화한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올해 초 앱에서 쇼핑 전용 탭 대신 릴스 탭을 배치하는 등 쇼핑 기능에 힘을 빼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틱톡과 유튜브 등이 쇼핑 기능을 강화하자 이들과 경쟁하며 차별화된 기능을 내놓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아마존과 협력해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앱에서 아마존 제품들을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앱에 아마존 계정을 추가하면 제품 광고를 보고 바로 구매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앱에서 아마존의 기본 결제 정보와 배송 주소를 활용해 쇼핑할 수 있게 됐다”며 “앱에서 아마존의 프라임 상품 여부, 실시간 가격, 예상 배송비, 세부 정보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와 아마존의 협력은 이들 모두에게 윈윈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아마존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소셜 앱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아마존은 2017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서비스인 ‘스파크’를 출시했지만 2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해 말에는 사진·비디오 숏폼을 활용하는 쇼핑 피드 ‘인스파이어’를 출시했지만 앱이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바람에 되려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번에 메타와 협업하면서 아마존은 새로운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이용자들의 락인 효과는 물론이고, 광고를 보여주기 위해 아마존 상점들의 정보를 사용함으로써 더 나은 광고 타깃팅과 최적화를 얻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메타와 구글애즈의 파트너사이자 디지털 마케팅 회사 디스럽티브디지털의 모리스 라메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메타는 사용자가 프라임 회원인지 여부에 따라 광고 메시지 및 제품 페이지를 맞춤화할 수 있다. 이에 맞춰 필요에 따라 실시간 가격 또는 예상 배송비와 같은 정보를 조정할 수 있다”며 “고객이 더 빨리 결제할 수 있게 돼 광고 전환율도 향상되며, 광고주들에게 엄청난 수익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협력은 다른 소셜미디어(SNS)들이 쇼핑 기능을 강화하는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튜브는 최근 동영상과 쇼츠에서 쇼핑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크리에이터가 제품 태그 기능을 사용하면 구독자들은 해당 콘텐츠를 통해 제품 판매 사이트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틱톡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틱톡이 지난 9월 미국에 출시한 ‘틱톡 숍’의 하루 매출은 700만달러(약 95억원)를 넘어섰다. 틱톡 숍 이용자는 영상을 보면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데, 판매자와 소비자의 실시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WSJ는 “올해 연말까지 하루 1000만달러 매출에 도달하는 게 틱톡의 목표”라고 했다. 아마존의 경우 작년 기준 하루 매출이 6억달러 이상이어서 틱톡보다 규모는 월등하게 크지만, 틱톡 숍 출시 기간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장세다.
틱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미국에서만 1억5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틱톡 이용자층은 10대가 중심인데 젊은 세대일수록 SNS에서 쇼핑하기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틱톡의 성장이 장기적으로 아마존에 위협적이라는 평가다. 캐나다 전자상거래 업체 쇼피파이와 여론조사 업체인 갤럽이 지난달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29세 응답자의 48%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 플랫폼에서 연말 쇼핑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