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3분기 세계 PC 시장에서 부진했다. 주력 맥(데스크톱·노트북 등 포함) 시리즈인 ‘맥북’의 인기가 예전만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맥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애플은 30일(현지시각) 신형 프로세서 M3 칩이 탑재된 ‘맥북 프로’ 신제품을 공개할 전망이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소비자 및 기업 구매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 애플은 레노버, HP, 델에 이어 PC 출하량 4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출하량 감소 폭이 전체 평균을 웃돌면서 부진했다. 애플의 올해 3분기 PC 출하량은 650만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레노버의 출하량이 5%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하락 폭이 컸다.
◇ 경기 침체 우려에 기대했던 맥북 에어 부진
애플의 PC 사업 부진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올해 1분기 전체 PC 시장이 29% 줄어든 상황에서 애플의 출하량은 40% 넘게 뒷걸음질을 쳤다. 급격한 판매 부진에 빠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경기 침체 우려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애플 PC에 직격탄을 날렸다”면서 “이전 제품 대비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인식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했다.
애플이 지난 6월 내놓은 맥북 에어 15는 ‘전 세계에서 가장 얇은 15인치 노트북’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지난해 나온 M2 칩을 그대로 탑재하면서 성능 변화가 크지 않았고, 가격도 예상보다 비싸다는 평가가 나왔다.
애플 분석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맥북 에어 15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50% 낮은 초기 출하량을 기록했고, 애플 공급업체들도 맥북 에어 15 생산을 줄이는 상황이다“라며 “애플 맥북 출하량은 전년 대비 30% 줄어들 수 있다”라고 했다.
◇ 맥북 프로 신제품 승부수… 내년 저가형 맥북 출시 전망도
애플의 PC 사업 부진은 승승장구하는 아이폰과 비교하면 뼈아프다. 올해 2분기 애플의 전체 매출(818억달러) 중 맥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8.3%(68억달러)에 그쳤다. 애플 매출의 55%를 차지하는 아이폰과 비교된다. 아이폰은 매년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맥 시리즈는 정체된 모습이다.
애플은 30일(현지시각) 공개하는 맥북 프로 신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맥북 프로 신제품에는 새로운 중앙처리장치(CPU)인 M3칩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13인치 맥북 프로에는 M3칩 일반, 14인치와 16인치 맥북 프로에는 각각 M3칩 프로, M3칩 맥스를 적용할 계획이다. 제품 다변화를 통해 출하량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애플이 출하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내년 하반기 저가형 맥북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이폰SE 시리즈처럼 주력 모델 대비 30% 저렴한 보급형 제품으로 저가형 노트북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다. IT 매체 디지타임스는 “애플이 기존 맥북과 다른 재질의 소재를 적용하고 부품 단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저가형 맥북 라인업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교육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구글 크롬북에 대항하는 동시에 맥북 출하량을 늘리는 전략”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