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삼성SDS 사옥 전경./조선DB

삼성SDS의 올해 실적이 곤두박질친 가운데 연말 정기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매출과 수익성이 악화돼 사내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양호한 실적으로 ‘연봉 잔치’를 벌였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삼성SDS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3조2081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23.6% 감소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766억원으로 55.9%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19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IT서비스 분야가 성장했기 때문이다. IT서비스 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한 1조5093억원으로 집계됐다.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3% 성장하며 분기 최고 매출액인 4707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IT서비스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분기 기준 최초로 30%를 돌파했다.

하지만 삼성SDS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물류 부문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7.3% 감소한 1조6988억원으로 집계됐다. 오구일 물류사업부장(부사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해상·항공 매출은 7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전 분기 대비 6% 감소했는데 이는 국제운임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고정비 증가 때문”이라며 “저운임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간 실적 전망도 좋지 않다.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SDS는 올해 예상 매출은 13조6659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82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0.7%, 10.5% 감소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은 7376억원으로 같은 기간 32.9%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삼성SDS는 거의 매해 실적을 경신해왔다. 올해처럼 매출이 급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던 해는 2015년(7조8535억원) 정도였는데, 2014년 매출(7조8977억원)과 근소한 차이에 불과했다. 올해 매출이 13조원대로 내려앉으면 2년 전인 2021년(13조6300억원) 수준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황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데 그 전까지 물류 부문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실적은 최근 10년간 거의 매해 경신됐기 때문에 임원들은 성과급 명목으로 ‘연봉 잔치’를 벌여왔다. 작년에는 황성우 사장이 보수로 13억3800만원을 받아갔고 구형준 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은 14억5800만원, 안정태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10억5800만원을 받았다. 황 사장이 받은 총 보수 중엔 상여금 5억2000만원이 포함됐는데,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최대 경영 실적을 달성한 점을 감안해 상여금이 산정됐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구 부사장과 안 부사장도 실적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각각 7억6900만원, 4억1900만원의 상여금을 받았다. 2021년에는 황 사장과 구 부사장, 안 부사장이 각각 총 보수 13억9300만원, 13억2500만원, 10억1700만원을 수령했다.

성장률이 가파랐던 최근 5년 사이에는 직원 평균 연봉도 급격하게 올랐다. 2016년 삼성SDS의 직원 평균 연봉은 8600만원이었는데 2017년 9200만원으로 올랐고, 2019년에는 1억500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99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21년 1억1900만원, 작년에는 1억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올해는 실적이 급감하면서 임직원들이 연봉 잔치를 벌이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삼성 계열사들이 실적이 부진한 해에는 상당수 임원들을 내보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올 연말 인사에서 삼성SDS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