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세미는 24일 경기 부천에 세계 최대 규모 실리콘 카바이드(SiC) 제조 시설을 완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산 엘 코우리 온세미 최고경영자(CEO)가 준공식에서 축사하는 모습./온세미 제공

“S5 라인을 준공하면서 연간 100만장 이상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부천사업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전력반도체 제조시설로 3년간 100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24일 경기 부천시 온세미 부천사업장에서 진행한 S5 라인 준공식에서 하산 엘 코우리(Hassane El-Khoury) 온세미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말했다. 엘 코우리 CEO는 지난 2020년 12월 온세미 CEO로 취임했다. 온세미는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독일 인피니언의 뒤를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 83억달러(약 11조1527억원)를 기록했다.

S5 라인은 연간 100만개 이상의 200㎜(8인치) SiC 웨이퍼를 제조할 수 있다. 올해 2월 착공했으며, 기존 생산 라인인 S1~4를 모두 연결하는 자동 반송장치가 설치돼 SiC 라인을 하나로 통합했다. 부천 SiC 라인은 150㎜ 웨이퍼 생산으로 시작해 2025년 200㎜ SiC 공정이 인증되면 200㎜로 전환될 예정이다.

SiC 디바이스는 전기차(EV)와 에너지 인프라, 고전력 전기차 충전기의 전력 변환에 필수 부품이다.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기 판매량이 늘면서 SiC 칩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온세미는 부천 팹 증설을 통해 추가 생산능력에 대한 수요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하산 엘 코우리 CEO는 “부천 150㎜/200㎜ SiC 웨이퍼 팹은 완전히 통합된 SiC 공급망의 지속적인 성공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하산 엘 코울리 온세미 CEO(왼쪽)와 사이먼 키튼 온세미 파워 솔루션 그룹 부사장 겸 총괄(오른쪽)이 24일 경기 부천시에 위치한 온세미 부천사업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전병수 기자

준공식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엘 코우리 CEO는 “부천사업장은 전 세계 온세미 생산 시설 중 유일하게 실리콘카바이드(SiC) 디바이스 관련 제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온세미 제품 생산량의 35~4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는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생산 거점이다”라고 말했다.

엘 코우리 CEO는 “실리콘 파워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왔다”며 “SiC 칩 분야에서도 세계 4위에서 2위 수준까지 올라 전력반도체 영역에서는 선두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인프라와 차량 전기화 사업에 적극 투자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엘 코우리 CEO는 “3년 전 자동차 부문의 성장세를 예측하고 전략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면서 “자동차 부문이 현재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테슬라와 BMW,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전력반도체가 전기차를 구동하는데 있어 필수 부품인 만큼 부천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전 세계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전자가 인수 후보로 거론했던 것이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엘 코우리 CEO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현재 온세미는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직접 인수할 수 있을 정도로 튼실한 재정을 구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