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가 박성민 신임 대표 체제 이후 첫 신작인 ‘창세기전’을 콘솔(비디오게임)과 모바일 두 가지 버전으로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신작인 ‘퀀텀 나이츠’도 연내 출시하겠다는 목표다. 5년 연속 적자를 이어온 라인게임즈가 박 대표 취임 후 체질 개선을 이어온 가운데 신작들이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16일 라인게임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안에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과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 등 창세기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들을 내놓는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즐길 수 있는 콘솔 게임으로 12월 출시가 예정돼 있다.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모바일게임으로 아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창세기전은 199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기에 앞으로 나올 신작의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출시한다고 알려졌을 당시 콘솔 중에서도 닌텐도 스위치로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유저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콘솔보다 대중성이 있는 모바일로도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국내 1세대 게임 개발사인 소프트맥스가 만들어 1995년 첫 출시됐다. ‘바람의 나라’ 작가인 김진 만화가의 일러스트와 100시간 분량의 방대한 콘텐츠, 치밀한 구성과 작품성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소프트맥스는 ‘창세기전2′와 ‘창세기전3′를 잇따라 출시하고 성공을 거뒀으나 ‘마그나카르타’와 ‘창세기전4′의 참패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소프트맥스는 문을 닫았고, 이후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IP 일체를 인수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을 새로 내놓으면 인지도 높은 IP로 라인게임즈의 인지도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유저층도 확보하게 되면 이후에도 차기작 흥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인게임즈는 네이버의 일본 관계사인 라인이 2017년 모바일게임 개발사 넥스트플로어를 인수하며 설립됐다. 실적은 줄곧 적자였다. 영업적자 규모가 2017년 14억원, 2018년 137억원, 2019년 431억원, 2020년 368억원, 2021년 520억원, 2022년 409억원이다.
지난 2월 취임한 박 대표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이어왔다. 박 대표는 1983년생으로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39기를 수료했다. 2013년 창원지법 판사로 임용돼 수원지법·서울중앙지법 등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라인게임즈에 합류해 리스크관리실장을 역임하며 핵심 사업의 의사결정을 담당했다. 대표 취임 후 한달 만에 전체 직원 중 약 10%에 해당하는 20∼30명의 인력을 대상으로 권고사직 절차를 진행했다.
자회사인 ‘제로게임즈’는 폐업수순에 들어갔으며, ‘우주’는 흡수합병했다. 우주가 개발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엑소스히어로즈’ 서비스도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배영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회사를 떠났고, 김민규 전임 대표는 최고제품책임자(CPO)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달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신작을 통해 박 대표가 경영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라인게임즈가 신작 흥행을 통해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