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큐:가 네이버 검색엔진을 대체하기보다 큐:와 기존 네이버 검색이 동시에 제공되는 ‘하이브리드형’으로 나아가는 게 적합해 보입니다.”(김명주 서울여대 바른AI연구센터장)
“인공지능이 자체적으로 다단계 검색을 해서 하나의 답변을 생성하는 게 이용자들이 원하는 차세대 검색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아직 환각이나 답변 오류 측면에서는 미완성된 모습입니다.”(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네이버가 지난 20일 베타서비스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를 공개했다. 큐:는 네이버가 지난 8월 챗GPT의 대항마 격인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만든 AI 검색 서비스다. 네이버 측은 큐:에 대해 “복잡한 구조로 구성된 질의도 명확하게 이해하고, 스스로 체계적인 검색 과정을 거쳐 답변을 생성한다”라며 “쇼핑, 페이, 플레이스 등 폭넓은 네이버 생태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네이버 검색이 추구하는 다양성과 연결의 가치를 한 차원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조선비즈는 ▲김명주 서울여대 바른AI연구센터장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등 전문가에게 큐: 체험 후기를 물었다. 아직은 네이버가 국내 검색 시장의 선두주자지만,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큐:가 구원투수 역할을 해낼지 물었다.
전문가들은 큐:가 자체적인 다단계 검색 결과를 하나의 답변으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차세대 이용자들이 원하는 검색 방향이지만, 아직 해결해 나가야 할 보완점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자체적인 다단계 검색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것을 통해 다음 버전의 검색엔진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하이퍼클로바X의 제약점이 큐:에서도 나타나 아직은 큐:가 네이버 검색엔진을 대체하기보다 편리한 하나의 옵션으로 쓰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기존 검색은 검색한 것에 대한 각각의 페이지 결과를 링크로 제공하는 식이다면, 큐:는 여러 페이지에 나온 것을 종합해 하나의 답변으로 제공하는 미래 세대가 원하는 검색 방향을 보여줬다”면서도 “다만, 아직 정확성이 부족해 완결성은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체험 결과 언어 모델의 태생적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클로바X에 이어 큐:에서도 일부 나타났다. 환각은 허구를 진실인 것처럼 현상을 말한다. 가령 김 센터장이 “서울여대 김명주 교수가 올해 맡은 직책은 뭘까”에 대해 묻자 큐:는 과거 몇 년 전 김 센터장의 직책을 ‘2023년’ 직책이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가 자신에 대해 큐:에 검색한 결과 그의 학력과 전공이 틀리게 나왔다. 이 교수가 특정 교수에 대해 검색한 결과에서도 이메일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잘못 답변됐다. 하지만, 해당 정보들은 기존 네이버 검색에서는 제대로 나왔다. 이 교수는 “환각과 오류가 많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큐:는 생성형 AI의 법적 우려 때문인지, 개인에 대한 자료 조사를 일부러 제공하지 않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가령 김 센터장이 “KAIST 김진형 교수님의 최근 근황을 찾아줘”라고 검색 명령을 넣자 큐:는 “정보를 제공해 드릴 수 없습니다.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려면 관련 기관이나 언론사 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전화 또는 이메일로 문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센터장은 “사용자가 네이버로 직접 검색하면 다 얻을 수 있는 정보이지만, 내부적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거치면서 큐:가 답을 내놓은 바람에 답변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큐:가 기존의 네이버 검색엔진을 대체할 수준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병행, 병립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암시한다”라고 말했다.
큐:는 사용자 의도에 부합하지 않은 답을 제공하기도 했다. 가령 김 센터장이 “오늘 저녁에 음악 공연을 들으면서 식사할 수 있는 장소를 서울 근교에서 찾아줄래?”라고 묻자 큐: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카메라타’와 경기도 의정부에 위치한 ‘경기평화광장 북카페’를 추천했다. 사용자는 ‘식당’ 검색 결과를 원했지만 큐:는 ‘카페’를 추천한 것이다.
큐:가 네이버 생태계와 연결돼 있지만, 네이버 지도에서는 제공하는 정보를 답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김 센터장이 “내일 오전 9시 목포대에서 강의가 있는데,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늦지 않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줘”라고 묻자 큐:는 “(해당경로에 대한) 대중교통 정보가 없습니다. 해당 지역의 대중교통 정보를 확인하는 것을 추천드린다”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생성형 AI가 아직 발전하고 있는 단계이고, 아직 환각과 오류가 완전히 잡힌 AI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 빅테크는 없다”면서도 “AI 검색 큐:가 네이버의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될지는 서비스를 얼마나 잘 완성하는지에 달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