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영상 대표가 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AI 사업전략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인프라·AI 전환·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로 도약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AI 관련 투자를 과거 5년보다 3배 이상 확대하겠습니다. AI 전략에 힘입어 2028년에는 매출 25조원을 달성하겠습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AI 인프라', 'AIX(AI 전환)',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SKT의 'AI 피라미드 전략'은 회사 자체 AI 기술과 역량을 강화하는 '자강'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묶어낸 전략이다.

유 사장은 이를 통해 회사의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2024년~2028년) 33%로 약 3배 확대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25조원 중 AI 매출은 36%를 목표로 한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매출은 17조3050억원이다.

유 사장은 "SKT는 기존에 AI 사업을 진행 중인 플랫폼 업체와 달리 포털, 검색이라는 특정 틀에 매여있지 않은 만큼 더 과감한 투자도 할 수 있다"며 "SKT가 AI 시장에서 잃을 것이 없어 무조건 '직진'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AI 비서' 시장에서 격전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 사장은 "구글 알렉사 등 이전에 출시된 AI 비서는 LLM이 없었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LLM이 등장한 현 시점에서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향후 1~2년 내 AI 비서 시장에서 격전이 벌어지고 이전에 참전했던 기업들도 다시 뛰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유영상 SKT 사장이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AI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국 기자

◇ 데이터센터·반도체·멀티 LLM 등 'AI 인프라' 사업 확장

피라미드 하단에 위치한 'AI 인프라' 영역은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대규모언어모델) 사업을 포괄한다. SKT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냉각 시스템 등 솔루션을 도입하고, 사피온의 NPU(신경망처리장치),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을 접목해 인프라 영역을 더 높은 이율을 내는 사업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 사장은 올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클라우드 사업자와 협업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회사는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도 2030년까지 현재의 약 2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T가 설립한 AI반도체 전문기업인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칩 'X330′을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다. SKT는 X330은 경쟁사의 최신 추론용 모델 대비 연산 성능 약 2배, 전력 효율도 1.3배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SKT는 자사의 AI 기술 브랜드와 초거대언어모델 이름을 '에이닷엑스(A.X)'로 확정했다. 기존 통신 서비스·고객 응대·라이프스타일 데이터 등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SKT 자체 LLM을 통신사 특화 LLM으로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T는 최근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에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또 지난해 LLM 기업 코난테크놀로지에 224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유 사장은 "한국어만 적용한 토종 LLM만 가지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긴 어렵다고 본다"며 "이에 따라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AI 기업과 협력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모바일·브로드밴드·엔터프라이즈 등 핵심 산업 전반에 AI 접목

피라미드 중간 영역에 해당하는 'AIX'는 통신, 브로드밴드, 엔터프라이즈 등 핵심사업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는 전략이다. 이외 도심교통항공(UAM) 등 모빌리티, AI헬스케어, 미디어, 애드테크 등 SKT의 AI 역량을 더 많은 분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마케팅, 고객센터에 콘택트센터(AICC) 등 AI를 접목해 현재보다 약 20~30%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SK브로드밴드에는 TV를 시청 중인 이용자 수와 개인의 취향 등을 파악해 맞춤형 콘텐츠를 보여주는 'AI 큐레이션' 기능과 AI 에이전트와의 대화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AI 홈' 기능 등이 적용된다. 유 사장은 "최근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된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와도 협력해 AI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사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SKT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베타 공개한 한국어 LLM 서비스 '에이닷'을 1년여 만에 정식 출시한다. 정식 출시를 기점으로 에이닷에 'AI 전화'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AI 전화는 이전 통화 내역을 바탕으로 전화할 사람을 추천하고, 통화 중 주고받은 내용을 AI로 분석한 뒤 요약본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통화 중 실시간 통역이 되는 기능도 담았다.

SKT는 에이닷을 통해 헬스케어 기능도 제공한다. SKT는 이달 내 에이닷에 AI 수면 관리, AI 뮤직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수면 관리 서비스인 'A. 슬립'은 호흡 데이터 기반으로 수면의 패턴과 질을 분석하고 상태에 따라 최상의 기상 시간에 알람을 받게 하는 서비스다. AI 뮤직은 음성 명령으로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편집을 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자동으로 개인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