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소셜미디어(SNS)로 변신 중이다. 글로벌 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메신저로의 역할을 강화하자 카카오가 역대응에 나선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프로필 탭 하단에 카카오스토리를 없애고 ‘펑’을 탑재했다. 별도의 SNS 대신 카카오톡 자체를 SNS화 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펑은 인스타그램의 주요 기능인 ‘스토리’와 유사하다. 글·사진·동영상 등을 업데이트하고 각종 이모티콘과 음악을 추가할 수 있는데, 게시글은 24시간 동안만 노출된다. 특히 펑 게시물은 누가 눌러봤는지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톡은 친구 탭의 최상단에 있는 ‘업데이트한 친구’도 펑으로 대체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공감 스티커도 도입했다. 공감 스티커는 친구나 지인 등 다른 사람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방문, 근황을 확인하거나 공감하는 등 상호작용할 수 있는 스티커를 꾸밀 수 있는 SNS 기능이다. 지난 13일에는 상대방이 내 전화번호를 저장해도 자동으로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 추가되지 않도록 ‘전화번호로 친구 추가 허용’ 옵션도 탑재했다.
카카오의 SNS 기능 강화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 기능 등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2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대의 인스타그램 DM 이용률은 52.3%로 집계됐다. 2019년(20.0%)에 비해 이용률이 크게 늘었다. DM으로 대화하는 이용자가 늘면서 카카오톡과의 이용률 격차도 2019년 72.5%P에서 2022년 43%P까지 줄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톡의 MAU(월간 실사용자 수)는 4196만6874명으로 1위를 유지했지만, 2위인 구글 유튜브(4162만7075명)와의 차이는 33만9799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카카오톡과 유튜브의 MAU 차이는 5개월 연속 감소하며 지난 5월(50만7487명) 50만명대까지 좁혀졌고, 이후 7월(40만112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소치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안으로 유튜브가 카카오톡의 MAU를 제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가 SNS 기능을 강화해 사용자 수 유지와 체류시간 확대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카카오톡이 세대를 막론하고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이다 보니 젊은 세대 입장에서 카카오톡을 통한 일상생활의 노출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대방동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카카오톡은 회사에서 업무용 메신저로도 많이 써서 너무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일상 생활을 보여주는 프로필 사진은 피하고 있다”면서 “펑의 경우 카카오톡 친구 탭 상단에 바로 노출되니 사용하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이를 염두에 둔 듯 펑을 게시할 때 볼 수 있는 사람을 설정할 수 있는 옵션을 탑재했지만, 이를 매번 설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텍스트 위주 커뮤니케이션 기반이었지만, 최근에는 비목적성 커뮤니케이션이 확대되고 있다”며 “카카오톡 최신 버전 자동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시점에 펑을 활용하는 이용자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