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공격적 행보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비대면 쇼핑 플랫폼이다. TV 홈쇼핑에 입점하기 어려운 중소상공인이 주로 활용하고 있다. 반면 홈쇼핑 기업들은 신규 시청자 확보 실패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추락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모바일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강점과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24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쇼핑라이브 누적 거래액은 지난 2020년 8월 서비스를 출시한 후 3년 만에 1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 조회수는 30억뷰, 전체 거래액 중 중소상공인 비중은 50%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부터 쇼핑라이브에 2분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숏클립 기능을 도입했다. 1시간 단위로 진행되는 라이브와 견줘 짧은 시간의 영상 콘텐츠로 판매자의 제작과 운영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올해 1분기 네이버 쇼핑라이브 숏클립 전체 콘텐츠 수 및 참여 판매자는 전분기 대비 각각 102%, 119% 늘었고, 거래액 역시 약 2배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숏클립 거래액 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68% 성장했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쇼핑라이브 큐시트 초안을 상품 특성에 맞게 작성해주는 ‘인공지능(AI) 큐시트 헬퍼’ 서비스를 시작했다. 1분 안에 판매할 상품의 대본 초안을 생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판매자들이 쇼핑라이브에서 더 쉽게 라이브를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카카오도 네이버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 2020년 10월 카카오쇼핑라이브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부터 카카오톡의 별도 탭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쇼핑 안에 카카오쇼핑라이브를 배치해 이용자 접근성을 확대했다.
라방바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쇼핑라이브의 방송수는 약 2000회, 거래액은 약 284억원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는 올해 5월 카카오쇼핑라이브 전용 홈을 오픈했다.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이용자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용 홈으로 독립시켰다는 게 카카오의 설명이다.
특히 카카오의 계열사인 그립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2021년 12월 국내 첫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인 그립을 인수했다. 2021년 800억원 수준이던 그립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210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올해는 거래액이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홈쇼핑 회사들의 매출은 계속 줄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법인의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율은 2018년 60.5%,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 2022년 49.4%로 해마다 감소했다.
이런 상황은 홈쇼핑 기업들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 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등 주요 3사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 7일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기업들도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모바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변신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미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사용자를 뺏어올 만큼의 플랫폼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홈쇼핑의 부진은 단순히 TV 시청자가 감소하는 것 뿐 아니라 라이브 커머스와의 운영 측면에서 차이점을 봐야 한다”며 “TV 홈쇼핑의 경우 시청자와 소통이 없는 철저한 일방향 방송에 가깝지만, 라이브 커머스는 양방향 소통 방송의 성격이 강해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와 카카오처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플랫폼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것과 TV 채널이나 별도 사이트·앱에 들어가 상품을 봐야 하는 홈쇼핑은 차이가 분명하다”고 했다.
한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원에서 올해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