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클로바X’에 대한 사용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가운데, 네이버가 후속 AI 서비스로 반전을 노린다. 클로바X가 챗GPT에 대항하는 네이버의 단독형 챗봇 서비스였다면, 앞으로 선보일 신규 AI 서비스는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기존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한 것이 특징이다.
18일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다음달 5일 ‘클로바 포 라이팅’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지난 12일까지 블로거를 대상으로 클로바 포 라이팅 테스터를 모집했다. 테스트 대상자는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한지 1년 이상이며, 전체 공개글이 10개 이상인 사용자다.
클로바 포 라이팅은 네이버 블로그 작성자가 쓴 글을 요약하거나 글에 어울리는 태그를 자동으로 생성해 준다. 클로바 포 라이팅의 기반이 되는 하이퍼클로바X는 블로그 9년치에 달하는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했다.
특히 클로바 포 라이팅은 기존 작성자 말투와 자주 쓰는 표현 방식을 분석해 나만의 글 스타일을 반영해 글 초안을 만들어준다. 사용자는 AI가 만들어 준 글을 기반으로 블로그 포스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AI가 생성한 초안을 활용해 사용자가 검토하고 수정을 거쳐 발행한 최종 게시물의 저작권은 현재 블로그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해당 블로그 작성자에게 있다.
블로그는 오랫동안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영상 기반 콘텐츠 플랫폼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사용자들의 글쓰기를 간편하게 만들어 준다면 블로그 포스팅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네이버는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안으로 클로바X와 함께 핵심 서비스가 될 ‘큐:’를 선보일 예정이다. 큐:는 네이버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로,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복잡하고 긴 질의를 이해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용자가 ‘주말 분당에서 브런치 먹기 좋은 테라스 식당 찾아줘’라고 검색창에 치면 네이버 플레이스 정보를 기반으로 적합한 식당과 메뉴 및 특징에 대해 요약하고 각 식당의 이미지·영업시간·리뷰 등을 한 번에 제공한다. 또 하단에 사용자가 궁금해 할 만한 후속 질문을 예상해 제공한다.
네이버는 큐:도 클로바X처럼 베타서비스로 선착순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오는 11월부터는 네이버 통합검색에 큐:를 순차 적용해 커머스, 로컬, 페이 등 네이버 서비스 생태계와 접목해 사용자 검색 의도에 맞는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달 24일 클로바X를 공개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성능에 대한 혹평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클로바X는 단순 비교 대상이 챗GPT 밖에 없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용자가 익숙하게 사용했던 기존 서비스에 생성형 AI 기능이 접목하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