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 국민 인공지능(AI) 보편화 시대를 목표로 전략 마련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오는 2024년까지 예산 9090억원을 투입해 공공서비스, 산업현장, 의료·법률 기관 등의 AI 내재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AI 제품·서비스가 야기할 수 있는 윤리 문제 방지와 신뢰성 강화에도 투자한다.
과기정통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가지고 ‘민간의 초거대 AI 출정선언 주요내용 및 전 국민 AI 일상화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AI를 기반으로 하는 기상 예측 플랫폼 등 공공서비스와 미디어 콘텐츠 번역 서비스, 작물 생육 데이터 수집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이는 제품·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치열한 디지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산업 경쟁력과 사회적 수용성을 함께 높여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공지능의 혜택을 국민과 함께 공유하며 AI 일상화를 추진하고 AI 윤리・신뢰성 강화와 디지털 권리장전 수립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 규범・질서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략 수행을 위해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 예산 909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4월 과기정통부는 올해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산 3901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AI 일상화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관련 제품과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과기정통부 이외에 전 부처에서 사용할 예산 규모로 산정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공공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 AI 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 흩어져 있는 공공 입찰공고를 한 곳에 모으고 기업데이터 분석 결과와 결합한 기업 맞춤형 정부 사업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또 단기・초단기 강수예측과 폭염・강풍・호우 예보지원 AI를 개발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또 전국 보건소를 통해 독거노인과 6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AI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AI 스피커와 건강측정기기(스마트밴드, 혈압계, 혈당계, 체성분 측정기)를 활용해 6개월 간 무료로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는 식이다.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상대방의 음성과 주변 환경 소음 등을 자막으로 표시하는 스마트 글라스, 문자-음성 변환 기기 등 AI 활용 보조기기를 제공한다. 기초 수급자 등을 대상으로는 AI 서비스를 토대로 복지 수급 의향 등을 조사한다.
AI를 기반으로 한 의료서비스도 제공한다. 과기정통부는 의료기관에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 질환진단 AI 서비스, 응급의료 시스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용 AI 서비스를 통해 중증질환과 소아희귀질환 등을 미리 진단할 수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고위험군 선별·진단을 보조하고 경과 관리와 치료를 지원하는 AI 기술 개발도 지원한다. 또 감염병 대응을 위해 확진・사망자수, 전파력 등 감염병 확산 예측 AI 모델과 대응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방역정책 수립에 활용한다.
이외에 법률 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서류작성(소송장, 계약서 등), 유사 판례・법조문 검색, 소송 규정・절차 안내를 할 수 있는 AI 서비스 개발을 지원한다. 영화제작자, 작가, 디자이너 등이 활용할 수 있는 이미지・음원 생성, 미디어콘텐츠 번역・더빙 등 문화・미디어 분야 서비스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 생산성 증대를 위해 작물 생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예작물 등의 생육・수확량 예측, 에너지제어 AI 개발도 진행한다. 이 같은 서비스 개발을 위해 네이버와 KT 등 대기업과 중소규모 기업이 상호 협력해 AI 모델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AI의 윤리 문제 방지와 신뢰성 강화를 위해서는 신뢰성 검·인증 체계를 마련하고 민간 자율적 시행을 지원한다. 또 생성형 AI 규범체계를 정립해 글로벌 논의를 선도하고 AI 개발과정의 기술적 요구사항, 신뢰성 검증 등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AI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위해 내년부터 미국·캐나다·유럽연합(EU) 등의 주요 대학과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인공지능 공동랩 구축·석박사급 파견을 통해 전문 인재도 양성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