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벅스 로고./ NHN벅스 제공

음원 플랫폼 NHN벅스(벅스)가 올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유튜브 뮤직과 K팝 팬덤 충성도가 높은 멜론 사이에서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벅스는 엔터테인먼트사 등 다른 기업들과 협업을 늘려 이용자 수를 확보하고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각오다.

◇ 벅스, 음원플랫폼 이용자 수 ‘꼴찌‘

21일 NHN벅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 2분기에 매출 151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했다.

벅스의 이용자 수는 계속 줄고 있다. 유통분석 사이트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벅스 이용자수는 2021년 34만명에서 2022년 32만명, 올해 29만명까지 하락했다. 1위인 유튜브뮤직(521만명)에 이어 멜론(459만명), 지니뮤직(203만명), 플로(123만명), 네이버 바이브(110만명), 스포티파이(63만명), 카카오뮤직(32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벅스가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2020년 국내 출시된 구글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때문이다. 유튜브 동영상을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이용권’을 구매하면 유튜브 뮤직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면 다른 음원 플랫폼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벅스는 국내 음원 플랫폼 중 유일하게 이동통신사와 제휴관계가 없어 할인 폭이 적다. 예컨대 멜론은 2004년 출시된 이후 2018년까지 ‘요금제 30% 할인’ 등 통신사와 제휴 마케팅을 펼치며 빠르게 성장했다. 플로와 지니뮤직도 모회사인 SK텔레콤과 KT를 통해 각종 할인혜택을 제공해 왔다.

벅스는 K팝 팬덤을 잡아둘 유인책도 부족하다. 국내 음원 스트리밍 순위 점수 집계엔 유튜브 뮤직 등 해외 플랫폼이 아닌 국내 플랫폼 순위만 포함된다. 이 때문에 가수 팬덤은 국내 음원 플랫폼 업체의 주요 고객이다.

◇ 기업과 협업 늘려 新시장 개척

벅스는 이용자들에게 스트리밍 앱 이용권을 판매하는 것과 더불어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협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예능, 드라마에 나온 음악이나 특정 가수가 발매한 음악의 유통권을 벅스가 확보한 다음, 타 음원 플랫폼으로부터 수수료를 챙기거나 가수의 음원 발매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벅스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확대하고자 지난 7일 본사 위치를 경기 판교에서 가수 기획사 등이 다수 밀집된 강남 신사로 옮겼다. 공연 등 티켓 판매 플랫폼인 NHN링크도 NHN벅스와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함께 신사로 이사했다.

벅스는 기업과 업무협약 및 제휴를 늘리기 위해 구독자 123만명을 확보한 음악 큐레이션 유튜브 음악 채널 ‘에센셜’을 강화하고 있다. LG, 한국코카콜라 등이 자사 제품 및 브랜드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 벅스와 협업한다. 예컨대 코카콜라 패키지에 삽입된 QR코드를 이용자가 스캔하면 코카콜라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50분 분량의 음악 수십곡을 담은 벅스 큐레이션 플레이리스트로 이동하는 식이다.

벅스 관계자는 “다양한 형태의 협업과 여러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