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챗GPT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시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학, 기업, 지자체 등에서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잇달아 시작했다. 업무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잘 다루는 게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생성형AI는 사용자와 대화하며 특정 요구를 결과물로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채팅하듯이 질문을 하면 원하는 답을 내놓고 소설, 시, 그림,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까지 창조한다.

3일 강원대학교에 따르면 강원대는 연세대 미래캠퍼스, 카톨릭관동대와 협력해 생성형 AI 활용과 개발을 위한 ‘부트캠프’를 준비해 오는 9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부트캠프는 단기간에 특정 코딩 지식을 가르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해당 대학의 재학생과 졸업생이라면 누구라도 무료로 지원해 생성형AI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IT·컴퓨터사이언스 분야 학생들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은 투트랙 과정으로 진행한다. 이론·실습, 멘토링, 비교과 프로그램 등 여러 교육을 기획해 영동·영서권역별로 운영한다.

3개 대학은 부트캠프를 통해 받은 교육이 취업이나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관계자 등을 초청할 계획이다. 교육 프로그램 현장에서 기업 관계자는 학생을 인터뷰하고 진단해 채용까지 고려할 계획이다.

강원대 관계자는 “비전공생까지 아울러서 대대적으로 생성형 AI 활용과 개발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이를 취업으로까지 연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단순히 일회성 생성형 AI 교육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장기적으로 프로그램을 끌고갈 수 있는 방향을 생각 중”이라 했다. 이어 “이번 부트캠프 뿐 아니라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 교육, 챗GPT의 연동과 응답을 설계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 등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란 생성형 AI의 기반이되는 LLM(초거대언어모델)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텍스트 프롬프트를 공들여 만들고 최적화하는 고난이도 기술이다.

연합뉴스

클라우드 서비스 1위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자사 고객들을 위한 생성형AI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했다. AWS는 생성형 AI 기술을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해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이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AWS는 개발자와 기술직을 대상으로 한 5가지 교육 과정과 비기술직과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한 2가지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 이용자는 기초적인 동영상 강의부터 AWS 클라우드 환경에서 실습할 수 있는 대화형 과제까지 마련돼 원하는 방법으로 교육을 수강할 수 있다. 현재는 영어 강의 뿐이지만 향후 한국어 강의도 제공할 예정이다.

공직 사회에도 생성형 AI가 전파되고 있다. 성남시는 지난달 12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교육을 실시했다.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성남연구소 센터장 최재식 교수가 ▲생성형 AI와 챗GPT 활용 전략 및 시민 서비스 활용 방안▲AI정부 서비스 활용을 위한 투명성 확보 방안▲안전한 AI 서비스 활용을 위한 설명가능 기술 등을 교육했다. 성남시는 이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교육도 진행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일자리 미래 보고서 2023′에 따르면, 75% 이상의 기업 등 조직이 향후 5년 내 AI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 기업, 지자체 등에서 생성형 AI 교육을 앞다퉈 진행하는 것은 AI가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AI로 인해 오는 2030년 말까지 미국에서만 최소 1200만명의 노동자가 직업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AI에 빼앗기기보다는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에게 빼앗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국립대만대 졸업식 축하 연설을 통해 “여러분들의 일자리 빼앗는 건 AI가 아닌 AI 잘 다루는 사람”이라며 “AI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