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 2023′ 행사를 갖고 새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Z플립5′를 공개했다.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무기로 내세운 Z플립5는 외부 디스플레이 면적을 전작 대비 4배 가까이 키워 호평을 받고 있다. 또 경첩 역할을 하는 ‘플렉스 힌지’에 최신 부품을 적용해 두께와 그립감을 개선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우려한 증권가는 새 폴더블폰 공개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새 폴더블폰이 삼성전자에 반등 모멘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27일 갤럭시 언팩에 참석한 증권사 IT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새 폴더블폰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고서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명불허전 기술력” “폴더블은 삼성” 등의 전망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 주식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새 폴더블폰이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언팩 후기’ 보고서에서 “삼성 Z폴드5와 Z플립5는 폴더블폰의 근본적인 약점으로 지적된 디스플레이 주름과 무게가 크게 개선됐다”라며 “삼성전자의 높은 기술력을 뽐내는 자리였다”라고 평가했다. 물방울 힌지를 채택해 폴더블폰 양면의 밀착도가 높아졌고, 폴더블폰 구매를 가장 망설이게 한 디스플레이 주름도 크게 개선하는 등 기본기 개선에 충실했다는 평가다.
Z폴드5의 두께가 얇아지고 더 가벼워진 점도 높게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Z폴드5의 무게는 253g으로 아이폰14 프로맥스의 무게가 240g인 걸 감안하면 아이폰과 폴더블폰의 무게 차이는 겨우 13g으로 크게 느낄 수 없게 됐다”라며 “폴더블폰은 두껍고, 무거워서 들고 다니기 힘들다는 기존의 평을 무색하게 하는 비약적인 개선이다”라고 했다.
출고가가 전작 대비 올랐지만 부담 요인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이번 신작은 전작에서 개선이 필요한 기능을 최대한 업그레이드했고, 소비자 체감 수준이 높지 않은 기능 개선은 억제해 원가 인상 요인을 줄였다”라며 “기본 모델 기준 출고가는 Z폴드5와 Z플립5가 각각 9만9000원, 4만6000원 소폭 올랐지만, 눈에 띄는 하드웨어 개선으로 흥행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폴더블폰 주요 구매 요소인 화면 밀착도 개선이 폴더블폰 판매량을 좌우하는 중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플렉스 힌지와 Z플립5 외부 디스플레이에 변화를 준 점이 눈에 띈다”라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수요 둔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 ‘픽셀 폴드’, 모토로라 ‘레이저40′ 등 폴더블폰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폴더블폰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삼성전자 Z폴드·Z플립5의 올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을 예상한다”라고 했다.
한편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12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폴더블폰 1000만대를 출하한 바 있다. 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기존 바(BAR) 형태 스마트폰으로는 추가적인 경쟁력 제고가 어렵다고 판단해 폴더블폰 대중화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전날 갤럭시 언팩에서 “지금 수천만명이 폴더블폰을 사용하고 있고, 몇 년 후에는 폴더블 판매량이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스마트폰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다음에는 폴더블 제품을 구매하는 걸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