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내 애플의 첫 오프라인 매장이 올해 4월 뭄바이에 개장했다. 당시 팀 쿡 애플 CEO가 인도를 찾은 모습./연합뉴스

애플이 600달러(약 76만원) 이상,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 성장에 힘입어 인도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8% 감소했는데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9일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의 프리미엄 물결(Premiumization wave)에 올라탔다”며 “특히 인도처럼 애플의 핵심 시장으로 간주되지 않는 신규 시장에서 기록적인 점유율을 달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 내 비중이 지난해 2분기 3.4%에서 올해 2분기 5.1%로 확대됐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은 올해 2분기 인도 시장 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50% 성장했다. 인도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독일과 프랑스를 제치고 아이폰 판매 5대 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이폰 판매 1위국은 미국인데 중국, 일본, 영국의 뒤를 이어 인도가 아이폰 판매국 5위권에 진입한 것이다. 올해 2분기 전체 아이폰 판매에서 인도 비중은 4%다.

인도 뭄바이내 애플 매장./연합뉴스

CNBC는 “애플이 아이폰 제조와 판매에서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애플은 중국 중심의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기 위해 아이폰 생산기지 일부 인도로 전환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인도에서 아이폰14를 만들고 있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 또한 인도 남부에 아이폰 부품 공장을 짓고 있다. 애플은 올해 4월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와 수도 뉴델리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당시 팀 쿡 애플 CEO가 인도 내 첫 오프라인 매장 개장식에 참석할 정도로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도 인구는 14억2800만명으로 중국 인구 14억2500만명을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경제력도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고가 프리미엄 휴대폰을 살 여력이 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인도 내 400달러(50만원) 이상 스마트폰 출하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에는 4%였지만, 이제는 10%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내 분위기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흐름과도 연결된다. 올해 2분기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판매된 스마트폰 5대 중 1대가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군이었다. 애플이 아직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인도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는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5년간 애플 성장에 중국이 큰 역할을 한 것처럼, 향후 5년간은 인도가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향후 10년 동안 인도의 1억7000만명 이상이 애플 제품을 사용할 것”이라며 “2032년 전체 애플 사용자의 10%를 인도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 했다. 그는 “인도는 앞으로 5년간 애플 매출 증가의 15%를, 이용자 증가의 20%를 차지할 것”이라며 “현재 애플의 인도 매출액은 연 60억달러(7조5858억 원)인데 10년 내 400억달러(50조 572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샤오미(시장점유율 18%)를 제치고 스마트폰 판매 1위에 올라선 후 2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로 집계된다. 아직 올해 2분기 점유율은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샤오미를 제치고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라선 것도 인도 소비자들의 IT기기 수요가 저가에서 프리미엄으로 넘어간 영향이 크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비보(17%)와 샤오미(16%), 오포(12%)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선두자리를 빼앗긴 샤오미는 인도 내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삼성전자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내며 1위 수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인도 9개 도시에 프리미엄 체험관 15개를 열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