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사라지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음 달 공개 예정인 폴더블폰 신제품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2분기 MX사업부(스마트폰) 영업이익은 2조7200억원이다. 전년 동기(2조6200억) 대비 3.8% 늘었지만 올 1분기(3조9400억)와 비교해 30.9% 줄어든 규모다.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상쇄되면서 삼성전자의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더 쪼그라들 수 있다. 증권사가 전망하는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2088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14조970억원) 대비 98.5%, 전분기(6400억원) 대비 55% 급감한 수치다. 스마트폰 사업을 제외하면 2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 삼성 스마트폰 1분기 나홀로 성장… 갤럭시S23 효과
올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한 2억5000만대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로 교체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중고폰을 찾는 경향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견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6150만대로 24.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애플(21.3%), 오포(10.7%), 샤오미(10.6%)를 앞서는 성적이다. 삼성전자가 나홀로 성장세를 유지한 배경에는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있다.
지난 2월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S23 시리즈는 전작인 S22 시리즈를 넘어서는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다. 프리미엄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에서는 전작과 비교해 1.5배 더 팔렸고, 인도(1.4배), 중동(1.5배)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브라질과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주요 국가의 경우 전작 대비 1.7배 높은 판매 성과를 거뒀다. 국내에서는 판매 시작 47일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다.
◇ ‘갤럭시Z 폴드·플립5′ 출시 앞당겨 3분기 실적 방어 집중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2분기부터 잦아들면서 판매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로 1분기 출하량 6150만대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새 모델에 대한 수요 약화로 출하량이 1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플립5′ 출시를 앞당겨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시장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스마트폰 실적 개선이 필요한 만큼 폴더블폰 출시를 앞당기면 3분기 실적 개선 효과로 연결할 수 있어서다. 전작들은 8월 말에 출시해 3분기 실적에 한 달 정도 반영됐지만, 갤럭시Z 폴드·플립5의 경우 신작 효과를 두 달 가까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 MX사업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11조8400억원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조3800억원 대비 4.1% 늘어난 규모다. 경기 침체 여파에도 스마트폰 1대당 평균판매가격(ASP)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ASP는 32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오르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