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2010년대 ‘마블 시리즈’로 한국 콘텐츠 시장을 호령했던 디즈니가 추락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잡겠다며 야심차게 출시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사용자가 감소하고 있으며, 최근 개봉한 대작 영화들도 잇따라 흥행에 실패했다.

◇ 디즈니플러스 국내 사용자 수, 올해 들어 감소세

26일 앱 통계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의 OTT 디즈니플러스 국내 사용자 수는 올해 들어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지난달 국내 앱 사용자 수는 약 179만명으로, 올해 1월(216만명)과 비교해 37만명이 감소했다. 2월 207만명, 3월 206만명, 4월 181만명으로 매월 사용자 수가 줄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앱 사용자 순위도 하락했다. 올해 1월 국내 앱 사용자 순위는 143위, 2월 147위, 3월 149위로 140위권을 유지하다 지난 4월과 5월 각각 169위와 168위를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11월 LG유플러스와 독점 계약을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였을 당시 수준(167위, 사용자 수 202만명)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래픽=손민균

디즈니플러스의 경쟁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앱 사용자 순위가 지난달 기준 26위(사용자 수 1153만명), 티빙은 66위(514만명), 쿠팡플레이(431만명)와 웨이브(391만명)가 70위권에 자리잡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픽사·마블·스타워즈·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유명 글로벌 콘텐츠를 볼 수 있지만, 이미 넷플릭스 등 여러 OTT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소비자를 끌어당길 만한 요소가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OTT업계 관계자는 “디즈니의 자본력은 넷플릭스 이상으로 한국 콘텐츠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킬러 콘텐츠가 없었다”면서 “이는 한국 콘텐츠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분석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믿었던 마블 시리즈마저 흥행 실패

디즈니는 OTT 뿐 아니라 국내 영화 시장에서도 부진하다. 디즈니가 제작비 2억5000만달러(3200억원)를 투입한 영화 인어공주는 관객들로부터 ‘흑어공주’ 등의 조롱을 받으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인어공주는 지난 16일 기준 국내 누적 관객 수 63만명을 기록하며 박스 오피스 8위에 그쳤다. 2019년 개봉한 디즈니의 실사 영화 알라딘이 국내 누적 관객 수 1279만명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어공주' 스틸 컷

디즈니의 간판 콘텐츠였던 마블 시리즈마저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마블민국(마블과 대한민국을 합친 신조어)’이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구가했던 마블 시리즈는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내리막길이다.

마블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즌을 여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지난 2월 국내에서 개봉, 15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2021년 200달러(26만원)선이었던 디즈니 주가는 이달 23일 기준으로 88달러(11만원)까지 하락했다.

한편 디즈니의 최고다양성책임자 겸 수석부사장이었던 라톤드라 뉴튼은 인어공주 흥행 실패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최근 사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