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 하반기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갤럭시Z 시리즈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파이를 키우며 약진하고 있지만 아이폰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많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오는 7월과 9월에 새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26일 미국 IT 전문매체 톰스가이드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아직까지 비싸고 수요가 적은 제품이다”라며 “아이폰을 전복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Not enough to overthrow the iPhone)”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규모는 약 142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2% 수준에 불과했다. 오는 2027년까지 481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할 비중은 3.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톰스가이드는 “아이폰은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을 망설이지 않는 일반 사용자 관점에서 봐도 애플의 차기 플래그십 제품은 (여느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훨씬 더 사양이 좋다”며 “애플은 전작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4 프로 맥스를 통해 이미 컴퓨팅 성능, 배터리 효율, 사진 품질 면에서 고르게 우수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그런데 아이폰15 프로 맥스는 전작에 탑재된 것보다 더 진화한 칩셋, USB-C형 충전단자, 잠망경 카메라 등이 탑재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톰스가이드는 “아이폰은 가격만 놓고 봐도 다른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낫다”며 “아이폰15 프로 맥스가 전작보다 비싸질 것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래도 시중에 판매 중인 폴더블 제품보다는 저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이폰15은 899달러(약 117만원), 아이폰15 플러스는 999달러(약 130만원), 아이폰15 프로는 1099달러(약 143만원), 아이폰15 프로 맥스는 1199달러(약 156만원)에서 출고가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작 시리즈 대비 100~200달러(약 13~26만원) 오른 가격이다. 애플은 부품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새롭게 출시될 갤럭시Z 플립5와 폴드5의 출고가는 각각 999달러(약 130만원), 1699달러(약 221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폴드5의 경우 전작보다 100달러(약 13만원) 내린 가격이지만 아이폰15 프로 맥스보다 500달러(약 65만원) 더 비싸다.
월가에서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가 아이폰15 시리즈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년 동안 교체되지 않은 구형 아이폰이 2억5000만대에 달한다”며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의 가격을 올려도 판매량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아이폰15 시리즈를 바라보는 사용자들의 시각은 보수적이다. 눈에 띄는 ‘혁신’ 없이는 승리를 단정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명 팁스터(정보유출자) ‘Unknownz21′가 최근 트위터에 올린 “아이폰15 시리즈는 건너뛰어도 된다. 특히 기본 모델은 업그레이드가 너무 평범하다”라는 글에는 “아이폰15는 사실상 USB-C형 충전단자가 탑재된, 아이폰14 프로의 저가 버전이다” “스마트폰 기술은 정점을 찍었다. 기기를 1년 또는 2년에 한번 바꾸던 시절은 오래 전에 지나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폴더블 스마트폰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24.6%)를 차지했다. 애플은 점유율 21.3%로 2위를 기록했다.
업계의 예상대로 하반기 1위 수성에 실패할 경우 갤럭시Z 시리즈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삼성전자의 구상에는 차질이 생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95.47% 급감한 영업이익 640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30%를 책임지는 DS 부문이 반도체 업황 악화로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탓이다.
삼성전자는 ‘사상 첫 언팩 국내 개최’라는 강수를 둔 상태다. 그동안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글로벌 주요 도시에서 열어온 신제품 공개 행사를 예년보다 2주 앞당겨 서울 코엑스에서 연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새롭게 발표할 폴더블 제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며 “압도적인 제품 완성도를 기반으로 ‘폴더블폰은 삼성’이라는 공식을 대세화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