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모씨는 지난 25일 게임 ‘디아블로4′를 하려고 했다가 접속도 못한 채 하루를 날렸다. 이날 오후 2시쯤 게임에 로그인을 하자 ‘디도스 공격 때문에 일부 플레이어들의 경우 접속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연결이 끊어질 수 있다’는 공지가 나온 것이다. 잠시 뒤 다시 로그인을 하자 ‘게임 대기열 등록 중’이라고 해서 곧 접속이 되나 했는데 더 이상 넘어가지를 않아 결국 접속에 실패했다. 이씨는 “주말 나들이 대신 게임을 하려고 하루를 비워뒀는데 접속 화면만 바라보다 하루가 지나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6일 출시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4′가 전날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공격을 받아 12시간이 넘도록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블리자드의 서버 불안 문제는 디아블로4는 물론이고 디아블로 이전 시리즈, 오버워치2 등 블리자드의 여러 게임에서 수차례 발생해 사용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6일 블리자드에 따르면 디아블로 4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12시간 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사용자들에 따르면 PC는 물론이고 콘솔, 스팀덱 모두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보통 게임사들은 주말 중 서버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복구하는데, 하루 종일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꼽힌다. 특히 디아블로4의 경우 이용자 주 연령층이 30~40대로 높기 때문에 평일보다 주말 사용자가 많다.
게임 서버는 보통 디도스 공격자들이 매우 선호하는 표적이다. 단순히 게이머들을 화나게 하기 위해 디도스 공격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은 디도스 공격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편이다. 그런데 정식 출시한지 한 달도 안된 게임이 디도스에 즉각 대응하지 못하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블리자드가 서버 관리 손 놓은것 아니냐’ ‘게임 반응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서 블리자드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달도 안 됐는데 서버를 줄이는 것 아니냐’ ‘게임도 비싼데 서버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는 불만도 나온다.
블리자드 게임 서버가 불안정하다고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 정식 출시일보다 먼저 신작 게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판보다 약 46~62% 높은 가격에 ‘디아블로4 특별판’을 내놨다. 일반판은 8만4500원인 반면, 특별판인 디지털 딜럭스 에디션과 얼티밋 에디션은 각각 12만2900원, 13만6400원이었다. 당시 특별판에서도 접속 오류가 있었고 사용자들은 수정 작업이 진행되는 반나절 동안 게임에 접속할 수 없었다.
디아블로4 정식 버전도 출시 초기부터 서버 오류로 인해 무한 로딩, 튕김, 멈춤 현상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8일에는 세계 최초로 디아블로 4 하드코어 모드에서 100레벨을 달성한 트위치 인터넷 방송인 칸(cArn)이 생중계 방송을 하던 중 접속 끊김으로 인해 그의 게임 속 캐릭터가 사망하기도 했다. 하드코어 모드는 일반 모드와 다르게 게임에서 캐릭터가 사망하면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된다. 방송인 칸의 캐릭터 총 플레이 시간은 82시간에 달했다. 다음날인 9일에도 서버 오류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의 게임 접속이 불가능했다.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도 서버 먹통으로 지속적으로 사용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작년에는 블리자드의 1인칭 슈팅 게임 ‘오버워치2′가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받았다. 오버워치2는 블리자드가 6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는데 출시 직후 서버가 먹통이 된 것이다. 이용자 비판이 거세지자 마이크 이바라(Mike Ybarra) 블리자드 대표는 당시 직접 트위터를 통해 “서버 끊김과 연결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 내부 팀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곧바로 두번째 디도스 공격을 받아 사용자들이 접속에 어려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