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갈등을 빚고 있는 ‘망 사용료’와 관련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확인해야 한다”라고 했다. 소송이 진행되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기보다 한발 물러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소극적인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종호 장관은 15일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에서 열린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 활성화 및 금융지원 확대방안’ 업무협약에서 “정부가 입장을 내기 참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국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미디어 업체와의 경쟁에서 국내 미디어·콘텐츠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급증하는 제작비와 우수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해 정부가 직접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이날 업무협약 참석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환영하면서도 망 사용료와 지상파가 케이블TV 사업자 등 플랫폼에 요구하는 콘텐츠 재송신료(CPS) 인상 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업무협약에 참석한 강국현 KT 사장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이자 플랫폼으로 지상파 3사의 시청률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프로그램 사용료는 2배로 늘어났다”라며 “프로그램 사용료 압박이 큰 게 사실이다”라고 했다. 이어 “방송발전기금이 미디어‧콘텐츠 제작에 온전히 더 사용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라며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다투고 있는 망 사용료가 들어와야 제작사와 플랫폼, PP가 함께 생존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만큼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에 이 장관은 거듭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기가 참 어렵지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시간을 들여서 종합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