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균 포스코DX 사장이 15일 경기 판교 포스코DX 사옥에서 열린 2023 포스코그룹 로봇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소연 기자

“앞으로 정보기술(IT) 산업의 수장 역할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회사가 할 것이다. 포스코DX는 소프트웨어 중에서도 산업용 로봇 자동화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을 신산업 동력으로 삼고 나아가겠다.”

정덕균 포스코DX 사장은 15일 경기 성남시 포스코DX 판교사옥에서 열린 ‘로봇,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가속 페달’ 콘퍼런스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10여개 포스코그룹사는 물론이고 화낙, 다임리서치 등 로봇 전문기업과 카이스트 등 산학연 관계자가 참여해 최신 로봇 기술과 시장 트렌드를 공유하고, 제철소 및 건설 현장 등 로봇 적용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정 사장은 “고령화 추세, 젊은 인력의 지방 기피 현상, 안전 문제 등으로 현재 제조 현장은 만성적인 인력 공백의 위기에 직면했다”라며 “부족한 현장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이 앞으로 공장마다 수백대씩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모니터링(관제)하고 엔지니어링 할 수 있는 포스코DX의 역량이 주목받을 것이다”라고 했다.

산업용 로봇 산업 생태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화정밀기계 등 로봇 제조사는 산업 현장에 필요한 로봇 기구(바디)를 직접 개발한다. 로봇자동화 회사는 제조사가 만든 로봇에 적용할 동작생성 프로그래밍을 진행하는 등 실제 로봇이 현장에서 가동될 수 있도록 한다. 포스코DX는 제조로봇과 물류로봇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자동화 시스템을 설계·구축·운영하는 후자의 역할을 한다.

포스코DX는 포스코그룹 내 산업현장은 물론 경쟁사에도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정 사장은 “공정 노하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동 설비, 안전 확보 관련 기술의 경우,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충분히 경쟁사에도 제공될 수 있다”라고 했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포스코DX의 로봇 자동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엔 포스코DX를 중심으로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이앤씨, 포스코퓨처엠 등이 참여하는 ‘포스코그룹 로봇협의회’가 발족해 그룹 차원에서 협력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윤석준 포스코DX 로봇사업추진반 추진반장(상무)은 포스코DX가 연속산업에 있어 로봇 자동화 기술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속산업은 철강 공정, 중공업, 화학 같이 연속된 작업을 하는 산업이다. 윤 상무는 “자동차처럼 부품과 재료를 조립해 완성품을 생산하는 조립산업의 경우 자동화 기술이 발달했으나, 연속산업의 경우 포스코DX를 제외하곤 경쟁력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라며 “발전 가능성이 높은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