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가 국내 개인용(B2C) 위성통신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위성통신은 5세대 이동통신(5G) 지상망 대비 속도가 더딘 데다 비용도 비싸기 때문에 업계는 스페이스X가 항공기·선박 등에서 이용하는 기업용(B2B)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샤론 쟝 스페이스X 스타링크 아시아태평양 담당 매니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차세대 위성통신 민·관·학·연 전문가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위성통신 상용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고 이를 위한 사업허가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 출시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서비스 개시 시 연구개발(R&D), 부품 제조 분야에서도 국내 민간기업과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며 보다 구체적인 계획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는 지난 3월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하고 지난달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진출 시점은 올해 4분기로 제시했다.
스타링크코리아는 회선설비 미보유 기간통신사업자로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본사 망을 빌려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국경 간 공급 협정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서비스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스페이스X 외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시스템, SK텔링크, KT샛,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등이 참석했다.
발표를 맡은 김연진 과기정통부 전파관리과장은 “저궤도 위성통신은 지상망 구축이 어렵거나 자연재해·전쟁 등으로 통신 불가시 지상망을 대체할 수 있는 통신수단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우주분야 투자의 70% 이상이 발사체 및 관측 임무 위성 등에 집중돼 저궤도 통신위성 개발 경험 부재로 시장 진입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이 개화되는 시점에 외산장비와 서비스에 종속되는 것을 방지하고 글로벌 공급망 진출을 위해 하루빨리 핵심기술 자립화가 필요하다”며 “도심항공교통(UAM)과 같은 신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위성통신 산업 육성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김근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단장은 “한국의 위성 기술수준은 2021년 85.4% 로 선진국 대비 1.2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저궤도 위성통신은 5년 이하의 짧은 수명으로 주기적 핵심 부품 수요가 발생하는 블루오션이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R&D 와 더불어 민간에게도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일 KT샛 기술총괄 전무는 “국가 R&D 사업과 국가 인프라 구축사업은 별개 사업으로 구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인프라 구축은 대내외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구매, 조달방식으로 추진해 민간이 서비스 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했다.
SK텔링크와 SK텔레콤 측은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가 공공주도에서 민간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당사 역시 저궤도 위성 사업자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간담회를 개최한 박완주 무소속 의원은 “오늘 과기정통부, 연구원 그리고 민간까지 모여 차세대통신 대비를 위한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육성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며 “해당 사업의 예타 선정을 포함해 국민이 더 나은 통신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