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운영체제(OS) 왕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MS의 최신 OS인 윈도11에 ‘실패작’ 꼬리표가 붙은 상황에서, 애플이 최근 PC 시장에서 약진하는 상황이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PC OS 시장에서 MS 윈도의 점유율은 62.06%로, 전년 동기(75.54%)보다 13.48%포인트(P) 하락했다.
윈도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8년까지 80%대를 차지하고, 지난 몇 년간 7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3월 70%가 무너지고 60%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한국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윈도는 한국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전 세계 평균보다 높은 90%대 점유율을 보이다 80%대로 하락한 뒤, 올해 4월 70%대까지 추락했다. MS와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에선 지난달 윈도 점유율이 52.46%로 과반에 근접했다.
반면 애플이 자사 PC 제품에 탑재하는 맥OS의 지난달 전 세계 점유율은 18.96%로 전년 동기(14.98%)보다 3.98%P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 맥OS 점유율은 13.83%로 전년 동기(3.02%)보다 무려 10.81%P 급증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윈도 OS 점유율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애플이 PC OS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던 것은 지난 2020년 말부터 PC용 자체개발 칩 ‘M1′을 개발, 아이맥, 맥북 등에 탑재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M1 출시 이후 확보된 자체 설계 기반과 비용 절감 조치를 통해 제품군이 다양화했다.
과거 스마트폰 상용화 초기부터 아이폰 iOS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사회로 진출하면서 업무용, 개인용으로 맥북을 사용하는 것도 애플 저변 확대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맥북은 미국 고교생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로 손꼽힌다.
한국에서도 사회에 진출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맥북이 빠르게 대중화했다. 한국IDC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8.6%였던 애플 노트북의 한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14.9%까지 급증했다.
반면 MS가 지난 2021년 10월 출시한 윈도11은 사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최근 MS는 윈도11에 챗GPT 기반 인공지능(AI) 비서인 ‘코파일럿’을 탑재하고, 모바일 기기와의 호환성을 강화했다.
그러나 MS가 과거처럼 독점 수준의 OS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에서 MS가 앞서가면서 이를 OS에도 적용하고 있고, 애플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애플의 자본력과 기술력이라면, 생성형 AI의 시작이 늦더라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역량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