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있는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뉴스1

SK텔레콤의 국내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월 점유율이 40% 아래로 내려온 후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익성이 높은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48%를 유지하면서 “SK텔레콤이 LTE(4세대 이동통신)대신 5G에 집중하고 있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 점유율은 39.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0.9%)와 비교해 1.3%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까지 40%대를 유지했다. 지난 1월 40% 아래로 내려온 후 매월 0.1~0.2%포인트(P)씩 하락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이 40% 아래로 내려온 건 2001년 10월 통신 3사 체제가 구축된 후 처음이다.

◇알뜰폰 LTE 저가 요금제 공세에… 통신 3사 점유율 동반 하락

SK텔레콤의 점유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저렴한 LTE 요금을 앞세워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리는 알뜰폰 시장이 있다. 알뜰폰 점유율은 2019년까지 12%에 못 미쳤지만 이후 매년 1~2%포인트(P)씩 점유율을 늘리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4월 알뜰폰 점유율은 17.9%로 전년 동기(15.3%( 대비 2.6%포인트(P) 늘었다.

그래픽=손민균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는 KT와 LG유플러스의 점유율 하락도 불러왔다. 지난 4월 KT와 LG유플러스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포인트(P), 0.1%포인트(P) 하락한 21.9% 20.7%를 기록했다. 알뜰폰과의 점유율 차이는 5%가 되지 않는다. 향후 5년 내에 알뜰폰이 KT와 LG유플러스를 제치고 점유율 2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는 지난달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월 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는 11만7513명으로 통계를 집계한 2012년 4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5월 통신 3사의 점유율도 지난 4월 대비 0.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돈 되는 5G 서비스, SK텔레콤 점유율 48% 독보적

SK텔레콤은 태블릿PC·스마트워치 등을 포함하는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와 차량 및 원격관제·카드 결제 등에 사용하는 ‘기타 회선’을 제외한 ‘고객용 휴대전화’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41.6%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알뜰폰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에 활용하는 차량관제 시장에서는 점유율 70.19%(지난 4월 기준)를 기록하고 있지만, 고객용 휴대전화 점유율은 13.9%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1년 새 2.2%포인트(P)가 늘어난 수치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차량관제 서비스의 경우 가입 회선의 90% 이상이 월 3850원의 저가 요금제를 쓰는 것으로 안다”라며 “통신 3사가 적극 나서지 않는 것도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SK텔레콤은 5G 서비스에서도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난 4월 5G 점유율은 47.8%로 KT(29.9%)와 LG유플러스(21.4%)를 크게 앞섰다. 같은 기간 알뜰폰의 5G 점유율은 0.8%에 불과했다. 통상 5G 가입자는 LTE 가입자 대비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이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알뜰폰의 저가 요금제 공세에 전체 점유율은 내주고 있지만, 수익성 높은 5G 가입자 수를 적극적으로 확보하면서 내실을 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1415만명으로 전체 고객의 60%를 넘었다”라고 했다.